"삼성·LG 혁신기술로 하드웨어 시장 키워…소프트웨어 협력 가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는 TV 하이엔드 시장에서 탁월한 신기술로 기반을 닦았지요. 우리는 그들과 함께 TV 하드웨어 시장을 키워가며 경쟁하지만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협업할 것입니다."

미국 최대 TV 제조업체 비지오(Vizio)의 윌리엄 왕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CES 2019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브이다라호텔 프라이빗 부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TV 업체들과의 공생·경쟁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대만 출신으로 미국에 건너와 2000년대부터 TV 사업을 시작해 비지오를 일약 북미에서 가장 많은 TV를 파는 메이커 가운데 하나로 일으켜 세운 그는 '프레너미'(frenemy·친구를 뜻하는 friend와 적을 말하는 enemy를 결합한 신조어)란 말을 즐겨 쓴다고 한다.

왕 CEO는 '한국 업체들과 기술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비전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확대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TV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제품 시장에서 경쟁한다고 해서 반드시 적대 관계인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주요 TV 브랜드들이 협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지오는 2015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인스케이프'(Inscape)를 인수해 TV 시청 빅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데 있어 독보적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왕 CEO는 소개했다.

소비자가 케이블, 지상파, OTT(오버더톱), 스트리밍 등 어떤 형태로 TV를 보든 시청(viewing) 빅데이터를 TV에 탑재한 칩을 통해 실시간 분석해내는 플랫폼이다.

이는 광고·방송시장과도 연결돼 TV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왕 CEO는 "하드웨어 부문에선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없다. 북미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소프트웨어 부문에선 아시아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지오는 지난해 미국에서 TV 560만 대를 팔아 판매 수량 면에서 2위를 했고 금액으로는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북미 TV 시장은 연간 4천만대 선에서 정체돼 있고 중저가 시장은 TCL을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의 거친 가격 공세로 매우 치열한 경쟁 구도에 직면해 있다.

43~75인치 모델을 공략하는 비지오의 주요 라인업은 '퀀텀(Quantum) 컬러'를 기반으로 한 V시리즈(엔트리), M시리즈(스텝업), P시리즈(퍼포먼스)다.

M과 P 시리즈는 올해부터 퀀텀 라인이 주류를 이룬다.

퀀텀 컬러는 올레드(OLED)의 블랙 구현에 다가서면서도 색감과 밝기는 더 강렬하게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비지오 TV 비즈니스그룹의 프랜시스 안 부사장은 "비지오는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퀀텀 기술 중 시트(Sheet) 부분은 SKC와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 부사장은 비지오가 스마트 캐스트 3.0으로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모두 호환돼 스마트홈으로 결합해 연동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지오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CES 본 전시장에는 부스를 열지 않았다. 대신 프라이빗 부스에 북미 5대 바이어인 베스트바이, 월마트, 코스트코, 샘스클럽, 타깃 관계자들을 불러 새해 TV 전략을 공유했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