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 편향성 의혹에 논란 커져
5·18단체·유족, 나경원 면담 요구하며 원내대표실서 농성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보경 이은정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은 14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3명을 추천하기로 했지만 5·18 관련 단체들은 이들의 정치 편향성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권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전 수원지방법원 판사 등 3명을 추천하기로 확정했다"며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5·18 진상조사위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국회의장 추천 1명, 민주당 추천 4명, 한국당 추천 3명, 바른미래당 추천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특별법은 지난해 9월 14일 시행됐지만, 한국당의 추천 지연으로 위원회 구성조차 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추천한 위원 일부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편향된 주장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996년 한 매체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와 과장'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검찰의 5·18 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왜곡됐다고 주장해 5·18 관련 단체들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았다.

차 전 판사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고의로 조사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 2017년 10월 세월호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 등을 지낸 권 전 사무처장도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5·18 기념재단과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관련 단체와 5·18 유족 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어머니회)'은 한국당 추천 조사위원 발표 후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항의 방문했다.

특히 어머니회 소속 7명은 나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들 간의 회동 등으로 대표실을 비우자 "나 원내대표를 만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며 원내대표실 앞에서 6시간째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누가 검증해도 아무런 결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으니 나 원내대표가 우리를 만나지 않는 것"이라며 "남편과 자식을 잃은 설움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만행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후 4시께 이들을 만나 "저희 당도 이 사안을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12월 원내지도부가 바뀌면서 추천이 늦어진 면이 있다"며 "하지만 5.18 재단이나 유족이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선 명단을 보시면 큰 걱정을 안 하셔도 될듯싶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관련 단체들은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등과 오후 국회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위원 추천을 미뤄오더니 이제 진상규명의 본질마저 훼손하려고 한다"며 조사위원 추천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당 추천 위원들은 5·18 진상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기보다 정당한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고 훼방 놓을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들"이라며 "상식적인 역사의식을 갖추고, 진상규명의 소신과 의지가 있는 인물로 재추천하라"고 요구했다.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