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미국이 한반도 내 주한미군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해 유엔사령부(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주한미군 인사 중 유엔사령부 요원을 겸직하는 경우를 줄이는 한편 유엔사령부에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유엔군 참가 15개국의 요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미군이 작년 여름 미 제7공군사령관이 겸하고 있던 유엔군 부사령관 자리를 캐나다군의 중장에게 양보했으며 부사관급에서도 미군이 맡았던 자리를 영국·호주·캐나다군에게 넘겨주는 일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체결 움직임이 나오고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 등을 둘러싸고 미군의 영향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엔사령부에 힘을 실어줘 자국의 '아군'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작년 9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령부의 관할"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여기에서도 유엔사령부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을 알 수 있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이 이런 식으로 유엔사령부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 움직임은 참여정부가 자주국방을 강조했을 때에도 있었다.

버웰 벨 당시 주한미사령관은 미군의 영향력 저하를 우려하며 대신 유엔사령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재활성화'(revitalization)를 추진할 생각을 주위에 내비쳤었다.

유엔사령부는 1950년 6.25 전쟁 발발 후 유엔의 군사 작전을 위해 설립됐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16개국이 참가하고 있는데,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엔군 사령관을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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