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도 본부를 자임해온 국기원이 최근 원장과 사무총장의 구속 등과 맞물려 파행을 이어가자 국고를 지원하는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국기원 사무 및 국고보조금 사용 등에 관해 직접 점검에 들어갔다.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관계자 5명으로 꾸려진 검사반은 이날 오전부터 국기원에서 국기원 운영과 관련한 제반 사항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검사는 일단 오는 2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연장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원은 오현득 원장이 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달 초 재판에 넘겨지고, 오대영 전 사무총장도 오 원장과 비슷한 혐의로 지난해 말 구속 수감되는 등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책임이 적지 않은 국기원 이사회는 임원 선임을 포함한 개혁방안을 지난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약속했으나 오히려 이사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이사들의 자리보전에만 연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문체부가 주도하는 태권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이미 국기원 개혁을 위한 새 정관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국기원 이사회가 뒤늦게 내놓은 정관안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기원 정관 개정은 문체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시행할 수 있다.

국기원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정관개정안을 지난 9일 문체부에 제출했다.

현재로서는 문체부가 이를 돌려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체부는 아예 직접 국기원 운영 실태에 대한 검사까지 나섰다.

국기원은 정부 산하기관은 아니지만 사범 해외파견과 시범단 운영 등을 위해 국고가 지원돼 주무 부처인 문체부도 현 사태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국기원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 약 310억원 중 절반 가까운 145억여원이 국고보조금이었다. 올해 예산 약 270억원 중에서는 112억원 정도를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태권도계에서는 국기원의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혁 의지를 의심받는 국기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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