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인 1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 대화를 진행한 데 이어 연초부터 경제계와 소통의 보폭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 등 자산순위 25위 이내 대기업 최고경영자, 업종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39명, 대한상의와 지역상의 회장단 67명이 참석한다. 총수의 갑질 논란, 업무상 횡령·배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한진, 부영그룹, 대림산업은 자산순위 25위 안에 들지만, 간담회 초청대상에서 빠졌다.

청와대는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간담회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간담회는 며칠 전 신년 기자회견이나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때처럼 사전 시나리오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슬로건이나 간담회 형식을 보면 청와대가 설명한 대로 경제계와의 소통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 기업투자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기업과 소통을 넓히려는 모습은 평가할만하다.

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체감하는 경제성과'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신년회에서 새해에는 민생경제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천명했고, 10일 신년회견에서도 국정 운영 최우선이 '경제성과 체감'임을 드러냈다. 이번 기업인과의 간담회도 이런 국정 방향의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과 세계경기가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도 깨끗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안으로는 반도체 초호황이 한풀 꺾이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를 든든하게 지켜오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일자리 사정은 환란 이후 가장 어렵다는 통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간담회가 단순히 기업인의 애로를 듣고 넘어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5대 그룹 총수 등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인 자리인 만큼 경제 현안과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전향적으로 정책으로 담아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성과를 내려면 경제 활력이 되살아나야 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려면 과감한 규제 혁파로 일자리를 만들고, 파이도 키우는 혁신성장의 새 물꼬를 터야 한다. 간담회가 함께 잘 사는 '포용성장'의 정책 기조는 유지하면서 혁신성장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성과를 내는 데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