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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연기? 재투표?…'합의안 부결' 이후 시나리오는

송고시간2019-01-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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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일 내 '플랜B' 제시해야…탈퇴시일 연기 관측도 나와

노동당 "조기총선 추진"…'노 딜' 시 영국 경제 충격 전망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부결-플랜B(PG)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부결-플랜B(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15일(현지시간) 영국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승인투표가 하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국 정가에서는 하원 정치 지형상 합의안이 큰 표차로 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안 부결 시 혼란스러운 영국 내 정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합의안 부결시 정국 혼란 불가피

일단 합의안이 부결되면 정부는 3 개회일(sitting days) 이내에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당초 지난해 제정된 유럽연합(EU) 탈퇴법에 따르면 승인투표 부결 시 정부는 21일 이내에 향후 계획을 밝히게 돼 있었다.

하원은 그러나 지난 9일 이를 사흘로 앞당기는 내용의 의회 의사일정안(business motion)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할 예정이다.

부결 이후 정부가 어떤 계획을 내놓을지, 브렉시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최근 BBC 방송에 출연, 의회 승인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묻자 영국이 '미지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PG)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PG)

[정연주, 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일단 메이 총리가 부결된 합의안을 재차 승인투표에 부칠 가능성이 있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이번 합의안이 유일한 합의안이며, 의회에서 이를 거부할 경우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또는 '노 브렉시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메이 총리가 합의안 부결 이후 EU와 재협상 또는 일부 내용의 수정을 추진할 수도 있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문제는 일단 '안전장치'가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 방안과 관련한 이같은 우려 해소를 위해 EU에 '법적·정치적 확약'을 요구해왔으나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15일 승인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고, EU 역시 영국에 '안전장치'와 관련한 양보 또는 최소한의 확약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브렉시트 연기·조기 총선 가능성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일간 가디언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EU가 브렉시트 시기를 최소한 7월까지 미루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까지 2개월가량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안에 대한 반발을 감안하면 영국 정부가 공식 탈퇴시일의 연기를 제안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EU 측이 예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3월 29일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에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만약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영국이 탈퇴 연기를 통보할 경우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를 승인하기 위한 EU 특별정상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메이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메이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합의안이 부결되면 조기총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최근 한 연설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말한다. 당신의 합의안에 자신이 있다면 총선을 열어 국민들이 결정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코빈 대표는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서 선거는 실질적인 옵션일 뿐 아니라 가장 민주주의적인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기총선이 실제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총선은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조기총선 동의안에 찬성하거나, 내각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열리게 된다.

코빈 대표는 "분명히 노동당만으로는 불신임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의석이 되지 못한다"면서 "그런 만큼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의회 구성원 전반이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노동당 역시 우선적으로 조기총선을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그동안 수차례 제2 국민투표가 나라를 분열시킬 것이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실질적으로 3월 29일 이전에 제2 국민투표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앰버 루드 고용연금부 장관 등 내각 일부에서는 합의안 부결시 제2 국민투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어떤 대안도 의회 내에서 과반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결국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게 되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별도 전환(이행)기간 없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1970년대 '오일쇼크'와 유사한 충격이 영국 경제에 가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의사당 인근 브렉시트 반대론자 시위 모습 [AFP=연합뉴스]
영국 의사당 인근 브렉시트 반대론자 시위 모습 [AFP=연합뉴스]

다만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이같은 '노 딜' 리스크가 과대 포장돼 있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혼란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영국은 독일이 주도하는 EU에 남는 것보다 더 번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최근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노 딜' 옵션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것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국민들이 원했던 것에 가장 근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딜'과 관련한 우려나 경고는 "완전히 종말론적이다"(downright apocalyptic)라고 비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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