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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양승태 구속영장…"심각한 범죄 직접 주도"(종합2보)

송고시간2019-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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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청구서 260쪽…검찰, 박병대 전 대법관 영장 재청구

사상 초유 前대법원장 구속 기로…이르면 22일 영장실질심사

고개 숙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개 숙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징용소송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사실상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1.12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검찰이 18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꼽히는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현직을 통틀어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 후배 법관에게 구속심사를 받는 첫 사법부 수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 초 한 차례 기각된 박병대(62)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도 다시 청구했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2일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1일 첫 소환조사를 한 지 1주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3차례 피의자 신문을 포함해 전날까지 모두 5차례 검찰에 출석했다. 첫 조사 때부터 사실상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확인한 검찰은 조서 열람을 포함한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지 하루 만에 구속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로서 양 전 대법원장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게 필요하다"며 "징용소송 재판개입 등 이 사건에서 가장 심각한 범죄 혐의들에서 단순히 보고받는 수준을 넘어 직접 주도한 사실이 진술과 자료를 통해 확인되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헌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점, 양 전 대법원장이 전·현직 판사 다수의 진술과 객관적 물증에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점 등을 감안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시를 받고 실무를 책임지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의 형평성도 고려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일하면서 임 전 차장과 박병대·고영한(64) 전 대법관 등에게 '재판거래' 등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받는 개별 범죄 혐의는 40여 개다. 그는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재판거래' ▲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 사법부 블랙리스트 ▲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천만원 조성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부분 연루돼 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 징용소송 '재판거래'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관련 소송 ▲ 옛 통진당 의원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하거나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법관에게는 서기호 전 의원의 법관 재임용 탈락 불복소송에 개입한 혐의, 평택시와 당진시의 매립지 관할권 소송을 조기에 선고하도록 대법원 재판에 관여한 혐의가 추가됐다.

박 전 대법관은 사업가 이모씨의 부탁을 받고 수 차례에 걸쳐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사건 진행 상황을 무단 열람한 혐의(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도 받는다.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던 2014∼2016년에 집중됐다. 이 시기 재직한 박 전 대법관이 받는 범죄 혐의는 30개 안팎에 달하며, 대부분 양 전 대법원장과 겹친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 직무유기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 위계공무집행방해 ▲ 공무상비밀누설 ▲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 혐의가 적용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은 260쪽으로 임 전 차장(230여 쪽)보다 분량이 많다. 박 전 대법관의 두 번째 구속영장도 200쪽에 달한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범행에 가담한 기간이 비교적 짧은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달 7일 "공모관계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박·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나란히 기각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전담판사가 지적한 부분을 깊이 분석하고 그 취지에 맞게 추가 수사를 통해 충실히 보완했다"며 "혐의의 중대성과 추가로 규명된 범죄 혐의를 고려할 때 영장 재청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일반적인 미체포 피의자 심사 일정에 준해 오는 22일께 열릴 전망이다. 다만 범죄 혐의와 수사기록이 방대한 점을 감안해 하루이틀 늦게 기일이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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