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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첫걸음 뗀 규제 샌드박스, 혁신성장 밑거름되길

송고시간2019-02-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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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가 11일 규제 샌드박스 첫 사업을 승인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기존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규제혁신 정책의 상징과도 같다.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규제를 면제하는 '실증특례'와 일시적 시장 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로 나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회 산업융합 규제 특례심의회를 열어 서울 시내 수소충전소 설치(현대자동차), 질병 예측 유전자검사 서비스(마크로젠), 버스 디지털 광고(제이지인더스트리),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사업(㈜차지인) 등 안건으로 올라온 4건을 거의 기업이 신청한 대로 승인했다. 지난달 17일 제도 시행 이후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대상 사업을 승인한 것은 처음이다.

심의회에서는 현대차가 수소차 충전소 설치를 신청한 서울 시내 5곳 가운데 국회, 양재, 탄천은 신청한 대로 통과됐다. 현대 계동사옥은 소관 기관 심의·검토 조건으로 실증특례가 부여됐고 중랑 물재생센터는 전문위원회에서 허용 여부를 다시 검토키로 했다. 수소차 충전소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시내에 있어야 하지만 용도지역과 건폐율 규제 등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민간 유전자검사업체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 항목도 혈당, 혈압 등 기존 12개에서 대장암, 파킨슨병 등 13개가 추가됐다. 버스에 LED(발광다이오드) 등 전광을 활용하는 버스 디지털 광고는 안전성 검증 등의 조건을 달아 실증특례가 허용됐다. 빛공해방지법 등 현행법으로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사업이다. 일반 아파트 주차장 등에 설치된 220V 콘센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앱 기반 과금형 콘센트' 임시허가 신청도 승인됐다. 이것도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주체가 한전으로 제한된 현행법으로는 안되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현행법 규제 아래서는 추진 자체가 불가능한 혁신사업 분야에 기회를 주려고 도입한 것이다. 제도 취지에 맞게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 과정에서도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절대 훼손해서는 안 되는 제도나 가치는 분명히 있다. 이를 살펴야 하겠지만, 어렵게 개발한 신제품·서비스가 검증받을 기회도, 시장에 나갈 기회도 없이 사장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도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됐으니 의미가 적지 않다. 좀처럼 투자기회를 찾지 못하던 기업인들이 규제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도 크다. 실제 규제 샌드박스 첫날인 지난달 17일에만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달라는 신청이 19건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경기하강 국면에서 경제성과를 내려면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드는 것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최근 산업부 등 관계부처 장관으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적용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생명과 안전, 건강에 위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승인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해주길 바란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이어질 규제 샌드박스 심의 때 꼭 이런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 산업현장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고, 새로운 사업이 시도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최대 고민인 일자리 만들기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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