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투자비용·수용 객실 등 인프라에서 서울, 부산보다 높은 점수

(진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오거돈 부산시장과 부산광역시는 '서울 공화국'이라는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의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의 선택은 글로벌 경쟁력과 본선 경쟁력을 두루 갖춘 서울특별시였다.

서울은 11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체육회 올림픽 정식 종목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 투표에서 49표 중 절반을 넘는 34표를 얻어 부산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서울·평양 올림픽 추진 본격화…사상 첫 공동 개최 도전 /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로 보기

이에 따라 서울은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에 도전하는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의 남측 유치 신청 도시가 됐다.

북측 유치 신청 도시로는 수도 평양이 유력하다.

우리나라 교통·문화·숙박·관광의 대표 도시라는 서울의 자랑처럼 서울은 국제적인 이벤트를 치를만한 역량을 이미 검증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과의 근접성은 물론 평양과의 거리에서도 서울은 부산보다 가깝다는 이점을 누렸다.

서울은 1986년 하계아시안게임, 1988년 하계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그 인프라가 그대로 남아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다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 대의원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서울시는 서울-평양 공동 하계올림픽 투자비용을 5조6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서울만의 예상 투자비용을 3조8천570억원, 평양의 비용을 1조7천억원 정도로 나눴다.

북한에 그럴만한 돈이 과연 있겠느냐는 의문을 해소하려는 듯 서울시는 올림픽을 치른 뒤 10%씩 증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개최도시 분배금으로 평양의 투자비용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IOC의 분배금으로 2조원 이상을 예측해 평양이 투자금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유치가 실현되면 남북협력을 통해 2천조∼3천조원에 달하는 남북 통일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스포츠 콤플렉스인 잠실국제교류복합지구를 만들어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하겠다고 설명했고, 비무장지대(DMZ)를 활용한 마라톤, 철인 3종, 사이클 도로 경기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하루에 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의 호텔·숙박 인프라는 부산을 능가했다.

부산시는 숙박 객실 약 7만개와 크루즈 등 대체 숙박시설을 포함해 객실 9만7천384실을 확보했다고 소개했지만, 서울보다 3만 개 이상 모자랐다.

아울러 시설 투자비용도 7조 9천억원대로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복잡한 동남권 신공항 문제도 부산의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을 유치하려면 협소한 김해국제공항보다 훨씬 큰 규모의 신공항이 필요하나 현재 동남권 신공항을 어디에 건설할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비해 서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깝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결국, 국내 올림픽 유치도시 결정권을 지닌 체육회 대의원들은 올림픽을 치를 능력, 본선에서 다른 나라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서울을 선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년(프랑스 파리), 2028년(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최도시를 이미 확정한 터라 2032년 올림픽 유치 경쟁이 예상보다 일찍 타올랐다.

인도 뭄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독일, 호주, 싱가포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이집트 카이로-알렉산드리아 등이 남북의 서울-평양과 본선에서 유치 경쟁을 펼칠 도시로 꼽힌다.

2025년부터나 유치 경쟁이 본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나 어떤 도시는 일찌감치 IOC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대한체육회는 서울의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정부 보증서'를 정부로부터 전달받아 오는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주재 남북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회의 때 IOC에 유치신청서와 함께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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