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별관람 행사…민갑룡 경찰청장 "현장 형사들 자랑스러워"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목숨 걸고도 팀장 하나 믿고 '지옥에라도 간다'며 일하는 현장 형사들 생각이 나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일하는데 잘 못 해줘서 미안하다'는 마음도 드네요."

누적 관객 1천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극한직업'을 11일 특별한 관객들이 관람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민갑룡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청 관계자들과 일선 형사 등 290명이 참석한 '극한직업' 특별관람 행사를 서울 종로구의 한 영화관에서 진행했다.

'극한직업'은 실적을 내지 못해 질책만 받던 마약반 형사들이 거물 마약사범을 검거하려고 잠복할 방법을 찾다 마약조직원들의 은거지 인근에 치킨집을 차리면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그린 코미디 범죄수사극이다.

극중 형사들이 뜻하지 않게 치킨집 사장과 종업원이 되어 일으키는 각종 해프닝과 코믹한 대사는 객석에 앉은 경찰관들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가족 얼굴조차 제대로 볼 시간이 없는 형사들의 애환이 그려질 때는 감정이 이입되는 듯 숙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결국 마약조직을 소탕하고 팀원 전원이 1계급 특진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후련해진다는 듯 객석에서 환호와 함께 큰 박수가 나왔다.

영화를 보고 나온 민 청장은 "마약반 근무는 안 해봤지만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시절 마약반 형사들이 범인을 잡아오면 '대체 어떻게 잡아왔지'라고 감탄하던 생각이 난다"면서 "팀장에게 물으니 '노하우가 있으니 마약반이죠'라더라"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민 청장은 "저도 영화에서처럼 어머니가 부적을 만들어 줬는데 속옷에 넣고 20년 정도 갖고 다닌 적이 있어 마음이 짠했다"며 "팀장 하나 믿고 그야말로 '식구'처럼 생활하는 현장 직원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께 영화를 관람한 서울 서부경찰서 박진상(53) 강력2팀장은 "강력팀 생활을 오래 해 집에 못 들어가거나 위험한 적도 많았는데 어차피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이라며 "자녀들에게도 아빠가 자랑스럽게 일하고 있다며 자긍심을 주고 있다"고 했다. 박 팀장이 이끄는 강력2팀은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마약밀매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국내 대표적 베테랑 마약형사로 '극한직업' 감수도 맡은 김석환(53)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팀장은 "형사로 생활하면서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퇴근은 없다'는 극중 대사를 실제로 자주 하곤 했다"며 "대사를 들으며 웃다가 어떤 때는 눈물이 나기도 했고, 아이들이 어릴 때도 형사라 한 달씩 출장을 다녀 얼굴도 제대로 못 보던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관람을 마친 민 청장과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들은 영화를 함께 본 형사들과 함께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현장 형사들의 애환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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