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슨 등 전 주한 美대사들 참석…이해찬 "北, 외국인 투자 기다려"
나경원 "北 국제기구 가입지원 바람직"
한국당측 대표단 "제한적 핵폐기 약속에 많은 대가 줘서는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서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프레드릭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과 캐슬린 스티븐스·마크 리퍼트·알렉산더 버시바우 등 전 주한 미국대사,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38노스'의 운영자 조엘 위트 등이 자리했다.

문 의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이 북한 비핵화와 무관하게 남북관계를 일방적으로 진전시키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한국의 역할은 북이 핵 포기를 할 때 분명한 대북지원 능력과 의사가 있다는 진정성을 미리 보여줘서 핵 포기 결단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의 인사말 후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2주 정도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한미동맹,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다양한 얘기들이 오갔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하는 회의론자들도 있다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의 수용 여부와 재개시 범위 등과 관련해 한국 측 참석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또 세계에서 한미동맹의 역할, 최근 마무리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했다.

한국 측 참석자 가운데 여당과 진보성향 정당 대표들은 대체로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마련된 호기를 잘 살려 조속한 평화체제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북한에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장마당 활성화 등 북한 내부가 달라지고 있다"며 "북한이 경제특구들을 준비해놓고 외국인 투자를 기대하고 있어서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당 정 대표는 "남북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지지하는 한국 국민이 각각 85%, 60%"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해결하고 정전체제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측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제한적인 핵 폐기 약속만 받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가를 많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 진전이 없이 종전선언을 너무 섣불리 하면 안보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 북한 참여 유도의 효과와 관련한 미국 연구원의 질문에 "북한을 정상국가로 유인하는데 국제기구 가입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북제재와 크게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력하며 북한을 정상국가로 이끄는 새로운 당근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