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자화상', 대표곡 '찔레꽃' 등 선보여…러 유명 피아니스트 협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가장 한국적인 창법의 소리꾼'으로 통하는 장사익이 11일(현지시간) 예술과 문화의 도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저녁 7시부터 모스크바의 대표적 콘서트홀인 '돔 무지키'(음악의 집)에서 열린 공연에는 현지 정관계·문화계 인사, 외국 대사, 고려인과 한국 교민 등 1천500여명이 참석해 대중가요와 재즈, 국악 등이 어우러진 장사익 특유의 '퓨전 음악'을 감상했다.

음악적 자부심이 남다른 '돔 무지키'홀이 외국 대중음악 가수의 단독 공연에 무대를 내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상고를 졸업한 후 보험회사 직원을 시작으로 가구점 점원, 독서실 사장, 전자회사 영업사원, 딸기 장수 등 열 가지가 넘는 직업을 경험하고 마흔 중반에 늦깎이 가수로 데뷔해 올해 70세를 맞은 장사익은 굴곡지고 애환 어린 자신의 인생을 녹인 음악으로 현지 관객을 사로잡았다.

1부 공연에선 시인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곡을 붙인 같은 제목의 노래와 '허허바다', '여행', '아버지' 등을 선보였다.

삶에 대한 성찰과 인생 역정에 대한 회고 등을 풀어내는 한국 소리꾼의 애끊는 창법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공감을 표시했다.

1부 마지막 곡으론 무명의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대표곡 '찔레꽃'을 불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한국 전통악기인 해금과 장구, 북 등과 서양악기인 드럼과 트럼펫, 콘트라베이스 등이 어우러진 협연도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2부에서도 장사익은 '대전 부르스', '님은 먼곳에', '눈동자', '봄날은 간다' 등의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대중가요들을 불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2부 공연에 함께 출연한 러시아의 시각장애인 유명 피아니스트 올레그 아쿠라토프가 연주한 피아노곡도 콘서트의 품격을 더했다.

현지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연주회 포스터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한국의 소리꾼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장사익은 인사말에서 "러시아와 한국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러시아와 한반도 땅은 맞닿아 있다"면서 "멀고 가까운 이웃 러시아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주러 한국문화원 주관으로 마련됐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