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중년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 노년에 인지기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키넌 워커 교수 연구팀이 1만2천336명(평균연령 57세)을 대상으로 약 20년에 걸쳐 진행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때 이들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피브리노겐, 백혈구 수, 폰 빌레브란트 인자(von Willebrand factor), 혈액응고인자 VIII 등 4가지 염증 생물표지(biomark) 수치를 측정하고 3년 후 혈중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 검사를 시행했다.

이들은 4가지 염증 생물표지 수치와 CRP 수치에 따라 각각 4그룹으로 분류됐다.

이와 함께 연구 시작 때와 6~9년 후 그리고 연구 종료 때 인지기능 테스트를 시행,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염증 수치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4개 염증 생물표지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8%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CRP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12% 빨랐다.

인지기능 중에서는 언어, 집행기능 등 다른 부분보다 기억력이 염증 수치와 가장 연관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교육수준, 심장병, 고혈압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염증에는 급성과 만성이 있다.

급성 염증은 체내에 감염, 상처가 발생하거나 독성 물질이 들어왔을 때 신체 보호를 위해 항체를 방출하고 문제가 발생한 부위에 혈류를 증가시키는 국지적이고 단기적인 방어 반응이다.

그러나 만성 염증은 류머티스성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일상생활 중 미세먼지, 고혈당, 고혈압, 식품첨가물, 스트레스 노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염증성 단백질이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지는 전신성 저도(low-grade) 염증으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2월 13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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