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유선전화 2위 부상…하현회 부회장 "미래 위한 확실한 교두보"
화웨이 5G장비 도입·넷플릭스 제휴 관련 난관 극복 숙제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LG유플러스[032640]가 14일 CJ헬로[037560] 인수를 결정한 것은 통신·방송 융합을 통해 이통업계 만년 꼴찌를 탈피하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가 확정되면 유료방송업계 4위에서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LG유플러스의 IPTV와 CJ헬로의 케이블TV를 합친 시장 점유율은 24.5%로 상승하며 31%인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의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된다.

또, 유선전화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17.5%에서 19.6%로 높이며 2위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질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18.9%에서 22.6%로 상승하며, 25.4%로 2위인 SKT·SKB를 바짝 뒤쫓게 된다.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2위 KT 계열과 점유율 격차를 6.6%포인트에서 5.2%포인트로 좁힐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과감한 판 뒤집기에 나선 것은 작년 7월 취임한 하현회 부회장의 결단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LG그룹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을 담당했던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부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하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기존 주력 사업들은 치열한 경쟁과 규제로 성장세가 감소하는 등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혼란스러운 환경은 우리 대응에 따라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미래의 트렌드를 잘 예측해 기회를 포착하고, 전통적인 통신 사업자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실행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모멘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작년 10월 성과공유회에서는 "홈미디어는 유선 인터넷 서비스만으로 충분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미디어와 결합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사업모델을 빼앗기거나 반대로 파트너십을 잘 구축했을 경우 또 다른 성장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 초 가전·IT 전시회 'CES 2019'를 참관한 후에는 "1등 파트너와 손을 잡고 함께 머리를 맞대 사업 아이디어를 찾으면 1등, 3등 합쳐 2등이 아니라, 1등이 된다. 1위 기업들과 제휴하고 이러한 기회를 끊임없이 발굴해 나가고 있다"며 CJ헬로 인수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하 부회장은 CJ헬로 인수 결정에 앞서 지난해 10월 당시 미국의 견제에도 세계 최초로 중국 화웨이(華爲)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적용을 결정하고, 세계최대 OTT 넷플릭스와 제휴하는 등 잇따라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이런 '독자 행보'에 따른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는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는 국가와의 협력 거부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화웨이 5G 장비 추가 설치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페이스북이 KT[030200]는 물론 SK브로드밴드에도 향후 2년간 상당 규모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에 대해 이중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CJ헬로 인수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인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하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정지수 연구원은 지난 11일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 인수에 따른 단기 현금 유출과 그에 따른 배당 여력 축소는 다소 부정적"이라며 LG유플러스 주가에는 중립적이라고 진단했다.

하 부회장은 일각의 우려에도 CJ헬로 인수 결정이 발표된 이날 오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섰다.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업계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모두가 하나가 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자"며 합병 성사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CJ헬로 인수가 고착화된 통신·방송시장 경쟁 구도의 변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미래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며 "유무선 결합을 위한 잠재고객 확보 측면에서 LG유플러스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부회장은 "확대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시장 선도 사업자들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홈·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디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5G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