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문 펜스·폼페이오, 잇따라 견제 발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유럽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연일 중국과 러시아에 날을 세운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장비를 쓰지 말라고 동맹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냉전 시기 구소련에 대항해 유럽 국가들과 설립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달래는 식으로 두 나라에 대한 '반대 전선' 재정립에 나섰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동 회의' 참석차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펜스 부통령은 폴란드의 화웨이 퇴출 움직임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폴란드가 최근 화웨이의 폴란드 지사 임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데 대해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에 타협하지 않은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11일부터 동유럽 국가들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도 방문지마다 화웨이 제품 사용을 제한하라고 요구하면서 중국을 비판했다.

그는 첫 방문국인 헝가리에서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가 같이 있으면 미국으로서는 그런 곳들과 협력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슬로바키아를 방문해서는 "경쟁하는 기업들은 환영하지만 그런 경쟁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제적 동기만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화웨이 문제를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안보위협 우려를 제기하며 화웨이 제품 사용을 제한할 것을 동맹국에 요구하고 있다.

그간 미국이 강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던 동유럽 지역에서 중국이 화웨이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자 '반(反) 화웨이' 발언을 잇달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미국 법인의 앤디 퍼디 최고보안책임자는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매우 끈질기고 매우 완강하며 매우 강력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견제구'를 중국뿐 아니라 최근 미국과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이행을 두고 대립하는 러시아에도 던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등을 문제 삼으며 나토 회원국과 갈등해왔으나 펜스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유럽을 방문, 봉합에 나서면서 러시아에 대항한 나토 회원국과의 연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13일 폴란드에서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상호 방위동맹인 나토 안에서 폴란드와 함께한다"며 나토 회원국과의 연대를 표했다.

이어 러시아 위협에 대한 집단안보 원칙을 명시한 '나토 조약 5조'를 언급하며 "어떤 위협이 미래에 있더라도 우리의 조약 5조 약속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은 장담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폴란드가 미국산 고속기동용 포격로켓시스템(HIMARS)을 4억1천400만 달러(약 4천640억 원)를 들여 구매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폴란드가 자국 내 주둔하는 미군 병력의 증강을 요청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이후 나토군의 주둔을 강력하게 희망해왔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 주둔 대가로 20억 달러(한화 약 2조2천억원)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폴란드 복동쪽의 미국-폴란드 연합군 주둔지를 방문해 나토 회원국의 '동쪽 국경'에 미군을 증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러시아 국경선과 불과 71km 떨어진 곳이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럽 영토(우크라이나) 침략 5년째를 맞아 우리는 러시아가 언젠가는 국경선을 열려고 할 것이라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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