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지원절차도 규정…AI·빅데이터 활용 통관업무 근거 마련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건강에 해롭거나 불법적인 물품의 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유통된 수입품에 문제가 있으면 보세구역으로 회수하도록 통관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한다.

또 북한산 석탄처럼 국제법을 위반한 물품 수입이 의심되는 경우 세관공무원이 필요한 절차를 제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명확히 하고 방해 행위에 대해선 엄벌하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정부는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구상을 담은 '신(新)통관절차법(가칭) 제정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관세법에 포함된 현재 통관 관련 규정을 떼어내 새 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행 통관 규정이 사회안전을 확보하는 조치를 하거나 수출입 지원 등을 규율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개인·소규모 통관 수요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신통관절차법은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통관 절차를 규정할 전망이다.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법령을 위반한 제품의 반입을 차단하도록 통관보류 대상을 선정하는 절차와 기간, 통관보류 해제 순서 등을 법령에 정하고, 위법성이 없는 물품이 통관 보류돼 생기는 피해를 줄이도록 소명 자료 제출·의견 진술 등도 규정한다.

또 통관을 거친 물품이 불법적이거나 국민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후에 확인될 경우 회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행 관세법에도 불법적이거나 해로운 물품을 보세구역으로 반입(리콜)하도록 명령할 수 있게 돼 있으나 규정이 포괄적이고 이후 처리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미비해 리콜 제도가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제도를 정비하면 멜라민 분유, 인육 캡슐, 마약 성분 다이어트 식품, 라돈 침대 등이 반입되는 사건이 재발했을 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리콜 등으로 기업에 경제적 손실이 생길 경우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새 법에 규정할 계획이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과 같은 국제법 위반 사례 대응과 관련된 규정도 만든다.

국제법 위반 물품·운송수단 등에 대한 검사·검색 방법 및 통관 보류·압류 등 처분을 할 수 있는 대응책이 신통관절차법에 담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북한 석탄 밀반입이 의심되는 경우 세관공무원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으나 이에 불응할 경우 벌칙이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돼 처벌이 약하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입 업무를 지원하는 방안도 신통관절차법에 담길 전망이다.

해외통관 애로를 해소하도록 세관이 협력하거나 품목 분류 과정에서 생기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등 수출기업을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맞춤형 무역 통계나 해외통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지원 정책을 통합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자 상거래가 급증하는 추세를 고려해 전자 상거래 통관 규정도 따로 만든다.

해외 직접구매 등으로 물품을 수입하는 소비자가 신고 면제 한도(150달러)를 넘긴 물품을 반입하다 적발되면 밀수 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고려해 벌칙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당국이 축적한 정보를 활용해 위험 요소를 국경에서 차단할 수 있도록 위험관리 업무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드론 등 신기술을 활용해 통관 심사를 하거나 물류 시스템을 운용할 법적인 근거도 마련한다.

여행자의 휴대품 관련 규정 등을 알기 쉽게 손질하고 관세 행정이 원칙적으로 전자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도록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달 중에 신통관절차법 제정을 위한 기본 계획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8월까지 초안을 작성한다.

올해 하반기 공청회 및 연구용역 등을 거쳐 내년 2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