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철수 GP 중 보존대상 언론에 공개…'평화 상징'으로 관광객 몰릴 듯
마주한 북측 GP와의 사이엔 '평화의 오솔길' 생겨

(고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 김호준 기자 = 문화재 등록이 추진 중인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DMZ) 내 동해안 감시초소(GP)가 언론에 공개됐다.

남북이 작년 9월 19일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시범철수 대상이 된 DMZ 내 남북 GP 각각 11개 중 남측 보존대상인 육군 22사단 동해안 GP를 기자들이 찾았다. 이 GP는 동부전선의 가장 동쪽에 있다.

문화재청은 14일 문화재 등록을 검토 중인 강원도 고성 DMZ 내 동해안 GP에서 전문가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남북 '대치의 상징'에서 '해빙의 상징'으로 변모한 이 GP가 문화재로 등록되면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남측에 처음으로 설치된 GP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13일 동해안 GP를 방문했다.

동해안 GP에 가기 위해서는 민간인통제구역 내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야 한다. 이곳은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면 남쪽 이산가족이 통과하는 지역이다. 지난 12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민간교류 행사 참가자들도 이곳을 통과했다.

출입기자단은 민간인통제구역 검문소를 지나 자동차로 20여분을 달려 DMZ 남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선에 도달했다. 철책선 통문을 지나 DMZ 내 꼬불꼬불한 비포장도로로 3.4㎞ 이동해 동해안 GP에 도착했다.

동해안 GP는 윤형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요새다. 이 GP는 군사합의서에 따라 GP 시범철수 대상에 포함됐지만, 남북 각각 1개씩의 GP는 보존한다는 합의에 따라 시설물은 유지됐다.

언론에 처음 공개된 이 GP에는 병력도, 장비도 전혀 없는 상태다. 철수 이전까지 펄럭이던 태극기와 유엔군사령부의 깃발도 모두 제거됐다. GP 내 생활관, 화장실, 무기고 등은 텅 빈 상태다.

동해안 GP로부터 북쪽으로 580m 떨어져 있던 북한군 GP는 지난해 완전히 파괴돼 공터만 남았다. 동해안 GP에선 금강산 채하봉과 백마봉도 눈에 들어온다.

남북은 작년 12월 12일 GP 시범철수 완료 이후 검증을 위해 상대측 철수 대상 GP를 방문했다. 상호 검증 준비를 위해 동해안 GP와 마주한 북측 GP 사이에는 소위 '평화의 오솔길'로 불리는 길이 생겼다.

이 길을 따라 남북의 군인들이 상대측 GP를 방문해 철수 약속을 이행했는지를 확인했다. 남북 군인이 상대측의 GP를 방문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었다.

남북 GP 시범철수 이후에도 이 지역에서 북한군이 순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우리 측도 동해안 GP 지역에 대한 순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남북 합의로 GP 시범철수가 이뤄졌지만, DMZ 내 남북 평화가 완전히 정착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GP 시범철수 이후에도 북측 GP는 150여개, 남측 GP는 50여개가 남아 있다. 동해안 GP 주변에도 현재 운용 중인 북측 GP가 관측되고 있다.

육군 22사단 소속 중대장인 김동진 대위는 "우리 장병 모두는 군사대비태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확고한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은 GP 시범철수에 이어 권역별 GP 철수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DMZ 내 모든 GP를 철수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DMZ 평화지대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로 비무장지대 내 모든 GP 철수에 합의했다"며 "GP 철수 이후에도 우리 군은 GP 후방 남방한계선상 GOP(일반전초)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통해 인접 지역과 상호 중첩된 감시체계를 운용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소대급 부대가 경계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