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속철도 사업은 친환경적 재앙"…주지사 "가짜 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10년 넘게 논란 속에 추진해온 고속철도 사업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가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와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매머드급 고속철도 사업을 두고 "친환경적(green) 재앙"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가 수십억달러를 낭비한 뒤 대규모 '총알 열차' 사업을 취소해야만 하게 됐다"며 "그들은 연방정부에 35억달러를 빚졌다. 그 돈을 당장 갚기를 바란다"고 썼다.

캘리포니아주는 총예산 770억달러(약 86조4천억원) 규모의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재원을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 주 정부의 채권 발행, 민간 자본 유치로 충당했는데 이 중 연방정부 지원분을 내놓으라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뉴섬 주지사가 전날 시정연설에서 이 고속철도 사업의 중단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나온 것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 사업에 대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했고, 언론들은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 "취소했다"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뉴섬 주지사는 논란이 커지자 시정연설 뒤 "고속철도를 현실로 만들겠다"는 트윗을 올리며 계속 추진 의사를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도 곧장 반격했다. 그는 대통령의 트윗을 "가짜 뉴스"라고 부른 뒤 "우리는 센트럴밸리와 그 너머까지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다"는 내용을 리트윗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 돈은 의회가 사업을 위해 할당한 캘리포니아주의 돈"이라며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열차가 역을 출발하고 있다. 탑승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LA를 거쳐 샌디에이고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837㎞의 고속철도는 2008년 주민 투표에서 가결되며 시작됐다.

처음엔 "서부 시대를 연 대륙횡단 열차 이래 가장 원대한 공공사업"으로 홍보됐다. 차로 7∼8시간 걸리는 샌프란시스코∼LA를 2시간 40분 만에 주파하며 대기 오염을 줄이고 고속도로 정체와 공항 혼잡을 경감시켜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정치적 타협과 사업 지연, 부실한 사업 관리 등이 얽히며 사업비는 당초 400억달러에서 770억달러로 치솟았고, 완공 시기도 예정보다 13년 늦춰진 2033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LA타임스는 '총알 열차는 어떻게 캘리포니아 혁신의 첨병에서 지옥에서 온 사업으로 변했는가'란 기사에서 "뉴섬 주지사의 발언은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당초 (사업이 제시한) 꿈에는 조종을 울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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