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정부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평가를 두고 경제학계가 격론을 벌였다.

소득주도 성장의 목표인 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과 정책 효과는 장기적으로 효과를 낸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14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1전체회의에서 "장기적으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평가와 "소득주도성장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최인·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이날 '신정부 거시 경제 성과의 실증 평가'라는 주제 발표에서 소득주도성장이 목표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2013년 1분기∼2017년 2분기와 2017년 3분기∼지난해 3분기까지 경제 지표를 비교한 결과 2017년 이후 1년여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4%로 앞선 기간에 비교해 0.13%포인트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민간 소비성장률은 1.1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수입품 소비가 늘어난 결과로 내수에 미치는 효과는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윤수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이 나타나려면 임금 상승이 국내소비 증가, 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하는데 내수증진 효과가 작았다"고 풀이했다.

같은 기간 투자성장률은 5.14%포인트, 고용성장률은 0.16%포인트 낮아졌다.

산업별 성장률도 떨어졌다. 전산업에서 3.16%포인트 하락했고 제조업에서 2.12%포인트, 서비스업에서 0.52%포인트, 건설업에서 7.55%포인트 떨어졌다. 도소매업에서만 1.11%포인트 올랐다.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인 총요소생산성은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 교수는 "투자·고용·총요소생산성 감소는 잠재적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생산성, 투자, 연구·개발(R&D) 확대 방안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지표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무조건 정책 탓으로 보긴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하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외에 별다른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지표가 나빴던 것은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아서 혹은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펴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성장률 저하가 정책의 영향인지 경기 사이클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 미친 충격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발표를 맡은 주병기 서울대 교수는 '공정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대해 논하며 "국가 간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경제 성장이 지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정부의 개입과 재분배는 대체로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한국은 불평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발전과 소득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한 김동헌 고려대 교수는 "금융이 발전할수록 저소득층의 금융 접근성은 낮아지고 고소득층의 접근성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접근성 향상이 저소득층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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