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 잇따르자 여론 악화…'외국인 혐오' 부채질 우려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우파와 극우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오스트리아가 여성 상대 강력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오스트리아는 2017년까지 전체 폭력·강력 범죄 건수가 하향 추세에 있지만 최근 8건의 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사건 피해자들은 모두 여성이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는데 가장 최근 사건의 용의자는 보스니아 출신으로 알려졌다.

헤르베르트 키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일련의 무서운 살인 사건이 충격을 주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연루된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강간 범죄의 최저 형량을 상향 조정하고 여성 할례 금지를 명문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을 겨냥한 정책은 아니지만 키클 장관의 발언 때문에 외국인, 특히 난민에 대한 혐오를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집권당인 우파 국민당과 극우 자유당은 난민 복지를 축소하는 등 반난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쿠르츠 총리는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도 비판하면서 역외 난민 공동 심사 센터를 제안한 바 있다.

키클 장관은 지난달 살인 등 중범죄 외에도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때 난민 지위를 박탈하고 추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유럽인권협약 위배라며 반발하는 야당에 의해 최근 불신임 투표까지 가기도 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처벌 강화가 효과적인 범죄 억제 수단이 아니라는 지적에 "그런 비판은 이해할 수 없다"며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관용 대신 적절하고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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