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공원 조성시 추모관에 피해자 이름 기록…대부분 유공자와 일치할 듯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명단, 명단 하는데…여기 와서 보세요. 한글만 읽은 줄 알면 됩니다"

광주 서구 5·18 기념공원에서 산책하던 시민 김모(70)씨는 "일부 극우세력이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 뭐라 하면서 말들이 많은데 여기 와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라"며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입이 아프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 일부에서 주장하는 5·18 유공자 명단은 사실상 5·18 기념공원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광주시가 5·18 피해자 이름을 적은 명패를 기념공원 조성 당시 추모공간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5·18기념공원 내 지하 추모공간 가로 22m, 세로 2.2m에 벽면에 5·18 민주화운동으로 피해 보상을 받은 사망자, 행방불명자, 부상자 등 피해자 4천296명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있다.

광주시가 1999년 5·18기념공원을 마련하면서 만든 추모공간이다.

미국이 9·11테러 현장에 숨진 희생자의 이름을 적어놓은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과 비슷하다.

준공 당시 추모공간에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로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은 4천321명의 명패가 걸려 있었다.

이 가운데 2000년 6월 광주지검 반부패 특별수사부 수사에서 가짜 피해자로 드러난 일부의 명패를 떼어내 20여개의 빈 명패가 생겼다.

이후 2005년 5차 피해 보상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피해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5·18 피해 보상은 사유가 생길 때마다 여야 합의로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에 관한 법률을 개정, 지금까지 7차에 걸쳐 이뤄졌다.

추모공간에 적힌 피해자들의 명단은 국가보훈처가 관리하는 5·18 유공자 명단과 대부분 일치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피해자들이 유공자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5·18 유공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천415명이다.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181명, 5·18 부상자 2천762명(본인 2천289명·유족 473명), 5·18 기타 희생자 1천472명(본인 1천327명·유족 145명) 등이다.

이와 관련해 지만원씨를 필두로 한 일부 극우세력은 5·18 유공자 자녀 취업 특혜설 등 가짜뉴스를 근거로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 이른바 5·18 망언 3인은 이들의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논란을 확산하고 있다고 5월 단체는 주장한다.

5·18부상자회 김후식 회장은 "일부 극우 보수 세력들이 이번 전당대회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만들어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5·18을 이용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민 오모(45)씨는 "5·18 희생자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한국당 의원들이나 극우세력이 꼬투리를 잡고 있다"며 "이런 의원들은 국회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