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감독의 증액 요청 거부했던 KBO, 김 감독 업무추진비도 지급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연봉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손혜원 의원이 "연봉이 얼마냐"고 묻자 선 감독은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2억원"이라고 답했다.

손 의원이 "판공비는 무제한이라고 들었다"라며 재차 묻자 선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전혀 아니다. 연봉에 판공비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받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굳이 연봉을 들먹인 것으로 보이지만 야구팬들은 국가대표팀 감독 연봉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선 전 감독과 같은 연봉을 받는 이는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과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 3명이다.

나머지 7명의 감독은 훨씬 많이 받는다.

지난 시즌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지도자로 한 차례 우승 경력도 없지만, 단장으로 우승한 프리미엄을 업고 연봉 7억원 등 3년간 무려 25억원의 거액을 손에 쥐었다.

김한수 감독은 계약금 3억원, 장정석 감독과 이동욱 감독도 2억원씩 계약금을 받은 데다 업무추진비가 지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선 감독보다 몸값이 비싼 셈이다.

물론 한 시즌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프로야구 감독은 2월 스프링캠프부터 10월 포스트시즌까지 국가대표 감독보다 일정이 빡빡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갖는 부담감은 수치상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프로야구 감독보다 대표팀 사령탑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축구대표팀 감독을 '독이 든 성배'라고 지칭하지만, 야구대표팀 감독은 언제부턴가 '잘해야 본전'인 자리가 됐다.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선수선발 논란에 휩싸여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그런 탓인지 선 감독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김경문 감독은 연봉이 제법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대표팀과 KBO 관계자에 따르면 김경문 감독은 연봉 3억원과 매월 별도의 업무추진비를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했다.

KBO 관계자는 "김경문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올해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 연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연봉 3억원도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많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파울로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보수는 연간 200만 유로(약 25억)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문 감독 역시 올해 NC로부터 받아야 할 5억원보다 국가대표팀 감독 연봉이 적다.

KBO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동열 감독이 연봉 증액을 요청하자 냉정하게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KBO가 김 감독에게는 업무추진비를 포함해 선 감독의 두 배에 가까운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다.

선 감독의 전격 사퇴로 궁지에 몰렸던 KBO 입장에서 김경문 감독은 논란을 잠재운 구원자였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