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사기록 방대해 물리적 시간 필요"…기소 후 비위사실 대법 통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박초롱 기자 = 양승태(71) 전 대법원장 등을 기소한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나머지 전·현직 법관들을 다음 달 초 재판에 넘기고 8개월 넘게 매진해 온 '사법 농단' 수사를 일단락할 전망이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늦어도 내달 초 기소를 목표로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지시를 받아 '재판 거래' 등에 관여한 전·현직 법관들의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을 위한 증거 기록 준비와 기소 여부 검토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많은 인원을 투입해 작업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상황을 볼 때 내달 초 법관 기소와 비위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기소 후 잠시 숨을 돌린 검찰은 곧바로 사건 연루자들의 개별 기록과 증거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만 해도 혐의가 47개로 방대한 데다 수사기록이 20만 쪽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의혹에 연루된 관련자들의 기록 정리에도 물리적으로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차한성 전 대법관(65)과 권순일 대법관(60),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60),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7) 등의 기소 여부가 우선 검토될 것으로 내다본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구속기소 된 만큼 책임을 광범위하게 묻기보다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직급 중에서 혐의의 중대성과 수사과정에서의 협조 정도를 고려해 기소 대상을 선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소자 범위를 결정한 뒤 대법원에 사건 관련자의 비위 사실 통보까지 마치면 작년 6월 이후 8개월 넘게 이어진 사법 농단 수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 기소 이후에도 검찰이 남은 의혹 관련 수사를 지속하고 있어 재판 중 추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충분히 조사 안 된 부분에 대해 지금도 필요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의원 등) 법원 외부 인사 관련한 수사는 전·현직 법관 기소 이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기소 이후 평검사 정기인사와 맞물려 중앙지검 특수부 인력도 재배치 한 상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맡은 특수2부 인력을 늘려 향후 집중 수사를 채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인원 조정은 통상적인 인사이동을 반영한 업무조정"이라며 "그동안 지연된 사건들 처리의 업무부담을 고려한 것이지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조정했다는 분석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