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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1년] ⑥경기부진에 몰린 시진핑, '중국몽' 이룰 승부수는

송고시간2019-03-1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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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최대 시련…소비·투자·수출 동반 부진, 실업률 상승

지도부 위기의식…사회 불안 이어지면 국내 정치에도 영향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흰머리를 살짝 노출한 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흰머리를 살짝 노출한 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주석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헌법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자신의 손안에 권력을 집중시키면서 '시황제'로 등극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 얼마 안 된 3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1년간 트럼프와의 싸움에 시달려왔다.

미국의 공세에 대해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받아쳤지만 대미 수출이 많은 중국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는 이미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까지 떨어졌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 투자, 수출 지표는 동반 악화하고 있다.

2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0.7%나 줄어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소비심리는 크게 움츠러들어 스마트폰도 자동차도 판매량이 줄었다. 이는 생산 부진으로 이어져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3%로 17년 만에 최저다.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부채 감축 정책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규모는 160억 달러(약 18조원)로 전년의 4배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시 주석과 지도부가 받는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을 포함한 핵심 지도부가 지난해 10월 말 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하방 우려를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한 이후 중국은 계속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성장률 통계가 발표된 날 "중대 위험"을 경고했다. 특히 당의 장기집권이 위협받는다는 말과 함께 '블랙스완'과 '회색 코뿔소'도 언급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바라보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바라보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급격한 경기둔화 속에 중국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의 '6.5%가량'보다 낮은 '6∼6.5%'로 낮춰 발표했다.

지난해 양회(전인대와 정협)를 지배한 것이 시 주석의 임기 연장이었다면 올해 양회에서는 일자리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것이 대조적이다.

중국의 전국 도시 실업률은 2월 기준 5.3%로 직전 통계가 있는 지난해 12월(4.9%)보다 0.4%포인트나 올랐다.

남부 광둥성의 수출 제조업체부터 디디추싱, 징둥 등 인터넷 기반 기업까지 감원과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연설과 각 대표단의 심의 내용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민생'이라며 민생의 최고는 바로 '일자리'라고 지난 14일 전했다.

시 주석 1인 지도체제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중국 경제가 최대의 시련을 맞은 가운데 사회 불안으로 이어진다면 그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사법당국은 올해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 등 민감한 시기를 맞아 '정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정치 안정은 바로 공산당의 집권을 유지하고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공고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무역전쟁과 경기하강 등 대내외 정세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보에 말했다.

시 주석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당하고 이 회사의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됐어도 중국이 강력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 쪽으로 기운 전세를 반영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공장과 소비자가 경기둔화 및 관세 전쟁과 씨름하는 사이 나타난 부진한 경제지표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할 시급성을 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느긋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 13일에도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다"면서 "우리에게 좋은 합의가 아니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으로서는 협상을 빨리 타결해 경제를 안정시키기를 원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입지가 더 강하다고 보고 중국이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 미중무역 협의 (PG)
미중 정상회담 - 미중무역 협의 (PG)

[장현경,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미중 무역협상은 이달 들어 급진전하는 모습을 보이다 최근엔 다시 속도가 늦춰진 듯한 양상이다.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회담이 빨라야 4월에나 열릴 것이라고 지난 13일 전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적 기술이전 금지 등 구조적 핵심 이슈에서 양측의 견해차가 여전히 큰 가운데 중국은 먼저 협상을 사실상 타결한 뒤 정상 간 서명만 남겨두는 방식을 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의 최종 담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으로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처럼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상황이어서 운신의 폭이 좁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뉴욕 증시의 주가가 무역전쟁의 타격을 입은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기를 원할 수 있다.

시 주석이 이런 상황을 노려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양측이 절충안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무역협상이 바로 타결되지 않더라도 6.2%의 성장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에 한두 달 지연되더라도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때문에 시 주석의 국내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협상 타결로 경제가 안정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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