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조합비 횡령 혐의도…경찰, 전 노조 간부 7명 입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현대제철 전 노조 집행부의 임단협 투표함 바꿔치기와 억대 조합비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당시 노조 지회장뿐 아니라 다른 간부들도 대거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업무상횡령이나 업무방해 혐의로 현대제철 전 노조 지회장 A(51)씨 등 전 노조 집행부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업무상횡령 혐의만, 3명은 업무방해 혐의만 각각 적용됐으며 A씨 등 2명은 두 가지 혐의를 모두 받고 있다.

A씨 등 전 노조 집행부 4명은 2017∼2018년 노조 조합비 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전임 노조 집행부가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 조합비는 신분 보장기금 3천여만원, 법률자금 3천여만원, 투쟁기금 800여만원, 총파업 버스비 250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또 A씨 등 전 노조 집행부 5명은 지난해 10월 9∼11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노사 합의안을 두고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 과정에서 투표함을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투표 마감 후 인천지회 투표함을 포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 노조 집행부가 사측에 유리하도록 경기도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투표함을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 현 노조 지회장 B(46)씨는 올해 초 A씨를 업무상횡령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논란이 조직 내부에서 일자 다른 집행부원들과 함께 총사퇴했다.

전 노조 집행부는 당시 성명을 통해 "의욕이 결과적으로 과욕이 돼 실망을 드린 점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으며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 등 7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수사를 계속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노조 집행부들도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보고 입건했다"며 "추후 소환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 등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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