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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단골집·명품숍에 방화…잠잠해지던 佛노란조끼 집회 격화(종합2보)

송고시간2019-03-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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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8차 집회서 경찰·시위대 격렬대치…샹젤리제 거리 곳곳 화염 치솟아

시위대 "마크롱, 집으로 돌려보내겠다"…총리 "오늘 크나큰 분노 느낀다"

16일 노란 조끼 시위가 열린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신문 가판대가 불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노란 조끼 시위가 열린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신문 가판대가 불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다섯 달째 매주 토요일 이어지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에서 상점과 은행, 음식점이 잇따라 약탈과 방화를 당하는 등 또다시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규모와 강도가 약해지던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갑자기 다시 거세지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노란 조끼' 제18차 집회에서는 유명 레스토랑과 패션 브랜드매장 등이 복면을 쓴 일부 폭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파손되고 불탔다.

유명 정치인과 영화배우 등 명사들이 드나들기로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식당 '르 푸케'는 복면을 쓴 시위대에 약탈당하고 이들의 방화로 일부가 불탔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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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부자들과 명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골 식당이었던 르 푸케가 불길에 휩싸였다"며 "또 명품 핸드백 상점인 롱샴과 은행, 또 다른 식당과 몇몇 신문가판대도 불에 탔다"고 전했다.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의류브랜드 '휴고 보스'와 '라코스테' 매장, 은행 지점이 약탈과 방화로 파괴됐고, 샹젤리제 거리에 주차된 차량과 신문 가판대도 시위대의 방화로 곳곳에서 불길에 휩싸였다.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쌓고 경찰에 돌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섬광탄,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AFP는 이날 시위 현장의 모습이 작년 12월에 있었던 최악의 노란조끼 시위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16일 파리 개선문 앞의 노란 조끼 시위[로이터=연합뉴스]

16일 파리 개선문 앞의 노란 조끼 시위[로이터=연합뉴스]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대에서는 "마크롱, 우리가 너를 집에 돌려보내겠다"는 구호도 울려 퍼졌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파리 중심가에는 오후 1시 기준 7천∼8천명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집결했고, 이 중 1천500여 명은 극우 또는 극좌 성향의 시위대로 추정된다.

프랑스 정부는 폭력사태를 벌인 이들을 맹비난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트위터에서 "다른 프랑스 시민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오늘 크나큰 분노를 느낀다"면서 "오늘 일은 시위대가 아닌 약탈자와 범죄자들의 행동이었다. 어떤 대의로도 이런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도 "평화적인 시위대에 끼어든 전문 시위꾼들의 소행"이라면서 "용인할 수 없는 행위들에는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그저 때려부수기 위해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과잉폭력적'(ultra-violent) 시위꾼 약 1천500명이 시위대에 숨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파리에만 5천명의 경찰력을 배치했으며 삼엄한 경계 속에 시내 중심가의 지하철역들을 폐쇄하고 시위대와 대치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파리에서만 90여 명이 연행됐다.

작년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정부에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는 이날로 18차 집회를 맞아 규모와 강도가 갑자기 커졌다.

16일 프랑스 파리 에투알 광장에서 노란 조끼 연속집회 진압에 투입된 경찰들 [AFP=연합뉴스]

16일 프랑스 파리 에투알 광장에서 노란 조끼 연속집회 진압에 투입된 경찰들 [AFP=연합뉴스]

지난주 17차 노란 조끼 집회에는 전국에서 2만8천명이 모였으며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더 많은 시위대가 전국에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란 조끼 집회의 규모와 강도가 갑자기 커진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두 달 전 위기 타개책으로 꺼내든 국가 대토론이 15일로 종료되고 정부가 수렴된 의견들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과 관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월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민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겠다면서 '국가 대토론'(Grand debat national)을 전국에서 개최했다.

전국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주최한 1만건이 넘는 토론회가 조직됐고, 1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1만6천권 분량의 요구사항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노란 조끼 집회에서는 정부 주도의 국가 대토론을 '국정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한편, 마크롱은 파리의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사태로 얼룩진 상황에서 지방의 스키리조트에 체류 중인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지역 일간지 '라 데페슈 뒤 미디'에 따르면 마크롱은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친 뒤 14일 밤 부인과 함께 남서부 피레네 지방의 한 스키리조트를 찾아 주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 신문의 기자에게 "한 이삼일 머물면서 경치를 좀 보고 당면 국정과제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리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세기의 행진' 집회도 열려 시내 곳곳에서 환경과 복지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세기의 행진' 파리 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 6천명이 모였으며, 프랑스 전역 220개 도시에서 총 35만명이 참여했다.

16일 최루탄 연기로 자욱한 프랑스 파리 개선문 주변[AFP=연합뉴스]

16일 최루탄 연기로 자욱한 프랑스 파리 개선문 주변[AFP=연합뉴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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