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여당 연합 소속 정치지도자가 부패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는 이슬람계 정당인 통일개발당(PPP)의 무하맛 로마후르무지 총재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전날 밝혔다.

KPK에 따르면 무하맛 총재는 지인 두 명이 인도네시아 종교부 요직을 차지하도록 도와주고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3억 루피아(약 2천400만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첩보를 입수한 KPK는 지난 15일 동(東)자바 주 수라바야의 한 호텔에서 돈이 전달되는 현장을 급습해 무하맛 총재 등 6명을 체포하고 현금 1억5천600만 루피아(약 1천200만원)를 압수했다.

무하맛 총재는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에 보낸 편지에서 "이것은 민족주의자이자, 종교적으로 중도적인 지도자가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만들려는 여당 연합의 대변인이 안게 되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하원 560석 중 39석(6.53%)을 차지하고 있는 PPP는 내달 17일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에게 보수성향 무슬림 표를 몰아줄 것으로 기대됐다.

종교적으로 중도 성향인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을 비(非)무슬림적 인물로 묘사하는 무슬림 과격파의 음해를 차단하고, 보수성향이 강한 서(西)자바와 반텐 주 등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이슬람계 정당들과 연대를 강화해 왔다.

조코위 대통령 캠프의 에릭 토히르 선거 사무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죄 추정의 원칙을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작년 9월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지지율에서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를 적게는 9.2%포인트에서 많게는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야권 대선 캠프는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작년 5월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이끄는 야권이 예상 밖의 승리를 이뤄냈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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