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극락전서 열려…100여명 추모객 '이별 눈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할머니, 죽는다고 죽는 게 아닌 것을 배웠어요. 진실과 정의의 힘을 배웠어요. 더 많은 김복동으로 더 힘찬 김복동으로 살아갈게요."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지 49일째인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김 할머니의 49재가 열렸다.

행사가 열린 조계사 극락전에는 김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 100여명이 모여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김 할머니의 약력이 소개되자 일부 참석자들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추모사에서 "할머니가 우리와 이별한 지 49일째 되는 오늘 진짜 이별을 한다"며 "범죄 저지르고 피해자 탓으로 책임을 돌리며 더 큰 죄를 짓는 가해자를 꾸짖었던 할머니의 삶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김 할머니는 역사의 고통을 떨치고 일어나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한 이 시대의 진짜 보살이었다"며 "우리 가슴속에 김 할머니는 별처럼 빛날 것"이라고 했다.

혜찬스님은 "사바세계에서 겪었던 아픔, 슬픔, 분노 모두 놓으시고 극락세계에서 왕생하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영업이익을 기부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마리몬드 윤홍주 대표는 "당신이 보여준 용기와 행동이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며 "많은 것을 남겨줘서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추모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일본은 사죄하라", "일본은 배상하라" 등의 구호를 큰소리로 외쳤다.

이어 스님들은 '극락왕생발원' 기도를 시작했다. 참석자들 모두 일어나 김 할머니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월 28일 오후 10시 41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됐다.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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