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초청
"인권 유린 일삼은 에르도안 초청하는 게 적절한가" 논란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축구대표팀의 에이스였던 메주트 외질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독일 사회에 다시 파장을 일으켰다.

외질은 지난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이어, 인종차별 문제 등을 제기하며 대표팀 은퇴를 발표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일간 빌트 등의 언론은 지난 17일 외질이 미스 터키 출신의 모델 아미네 굴스와 올해 여름 예정된 결혼식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연방정부의 헬게 브라운 총리실장은 외질이 앞서 독일 대중에게 호된 비판을 받았는데도 이런 움직임을 보인 것은 슬픈 소식이라고 지적했다고 AFP 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실장은 "일련의 일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 팬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축구 선수는 장관보다도 더 중요하게 사람들의 동질감을 느끼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외질은 독일에서 터키 출신 젊은이들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터키계 정치인으로 녹색당 대표를 지낸 쳄 외츠데미어 의원은 전날 외질을 상대로 "부적절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질은 많은 이들이 우러러보는 세계적인 스타"라며 "결혼식은 외질의 사적인 일이지만, 터키에서 인권 유린을 일삼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초청하는 게 적절했는지 스스로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FC 소속의 외질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5월 같은 터키계인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시티) 등과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소속팀 유니폼을 전달하고 사진촬영을 했다가 독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독일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로 여기는 정서가 일반적인 데다, 터키 당국이 독일 기자 등을 잇따라 구금하면서 양측 간의 관계가 악화했었다.

더구나 외질은 월드컵에서 독일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데다, 그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플레이로 비판 여론의 표적이 됐다.

그러자 외질은 이민자 차별 및 인종차별 문제를 들고나오며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면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외질은 2018∼2019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르센 벵거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쥔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 아래 주전 자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외질의 주급은 35만 파운드(약 5억2천600만원)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한 손가락에 꼽힐 정도지만,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전술적인 이유와 부상 등으로 한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려왔다.

다만,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타드 렌 FC 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장했다.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