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슈로 확대…스타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은 별도로 져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버닝썬 게이트부터 정준영 파문, 고(故) 장자연 사건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에 뉴스는 물론 시사 프로그램들까지 일제히 이 사건들을 주목하며 보도 경쟁에 나섰다.

뉴스 부문에서는 지난 11일 정준영이 전 빅뱅 멤버 승리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유포했다고 보도해 세간을 발칵 뒤집어 놓은 SBS TV가 먼저 치고 나왔다.

SBS는 후속 보도도 쏟아내며, MBC TV 역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지난 20일 승리의 마약 투약 의혹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KBS 1TV도 같은 날 승리의 성매매 알선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며 보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검찰 과거사위 활동이 두 달 연장되면서 다시금 주목받는 고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도 이어졌다. 특히 MBC는 지난 18일 '뉴스데스크'에 최근 얼굴과 실명을 밝히고 증언에 나선 고인의 동료 윤지오 씨를 초대해 무리한 인터뷰를 시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기도 했다.

시사 프로그램들도 오랜만에 연예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대표 격인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3일 드디어 버닝썬 게이트를 파헤친다고 예고, 시청자 기대가 큰 상황이다. 앞서 제작진은 지난 3개월간 버닝썬 게이트 본질을 취재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예고편에서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의 최초 폭행자가 'VVIP 고객'이었다는 점부터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관계까지 낱낱이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단독으로 확보한 제보자와 증거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KBS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 20일 버닝썬에 6개월간 잠입해 취재했다는 작가 겸 목사 주원규 씨를 초대해 암암리에 벌어지는 마약 투약, 성폭력, 성매매 실태를 증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서는 윤지오 씨가 출연해 "장자연 사건은 성 상납이 아닌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라고 증언하고, 검찰의 부실 수사를 비판했다. 장자연 사건은 같은 채널 '저널리즘 토크쇼 제이(J)'에서도 지난 17일 다뤘다.

MBC는 지난해 7월 '방송사 정상화 국면' 속 'PD수첩'을 통해 장자연 사건을 2부에 걸쳐 일찌감치 다뤘으며, 'PD수첩' 또는 자사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후속 보도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예계 이슈는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돼 보도 경쟁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연예계 이슈들은 연예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 경찰 유착, 성인지 감수성 등은 사회 전체의 이야기이고, 현재 방송 저널리즘은 이런 이슈들을 선점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보도한다"라며 "자사 예능 프로그램들이 연루돼 있고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집중적인 보도와 별개로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할 수 있는 위치까지 검증 없이 올려놓은 데 일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방송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사들이 지금까지 승리나 정준영 등을 이용해 시청률을 견인하고 그들의 성공에 일조했지만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한마디도 않고 보도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긍정적인 면만 연출한 데 대한 사과나 설명, 책임의식이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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