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전이수군의 일기…"노키즈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반응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아이와 양육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노키즈존으로 설정된 식당에서 출입을 제지당한 어린이가 담담하게 슬픔을 담아 쓴 일기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주도에 사는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12)군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에 동생 우태(10)군의 생일을 맞아 제주도 한 식당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일을 적은 일기를 '우태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전군은 "우태의 생일날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사실은 내가 더 기다렸다. 우태가 2년 전에 먹고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일날까지 기다렸다가 가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가슴이 부풀어 있던지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를 부르며 신이 나 있었다. 나도 또한 그랬다"라고 일기를 시작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들뜬 마음으로 문을 열었으나 "직원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었다. 꿈쩍도 안 하고 서 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 그래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 했더니 '여기는 노키즈존이야. 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는 뜻이야' 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적었다.

일기에 따르면 전군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생에게 "우태야,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 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대.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라고 달랬고, 전군은 "난 안다. 엄마의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태의 슬픔은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프게 했다"라고 썼다.

이어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 하고 울었다"면서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어른들은 잊고 있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전군은 이 일이 있기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유대인인 주인공 아이가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묻는 장면이 떠올랐다면서 노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임을 시사하고는 우는 동생의 얼굴의 그림으로 일기를 마쳤다.

전군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21일 현재 370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줘 미안하다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었다.

아이디 'ran_ch*****'는 "먼저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제한해서 미안해요. 저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라고 말했고 'fiore*******'는 "때때로 큰 목소리로 떠드는 어른들도 있죠. 하나도 안 궁금한 얘기가 다 들리도록. 어른들이 그렇게 떠드는 것은 매너가 없는 것이고 아이들이 떠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쫓겨나야 할 어른들은 앉아있고 애들한테만 뭐라고 그래요"라며 상대적 약자인 아이들에게만 엄격하게 대하는 세태를 비판했다.

또 아이디 'ming*****'는 "일부 부모 때문에 (노키즈존이 생겼다)라고 하는데 실질적 피해를 보는 건 아동"이라고 지적했고 'dkqk****'는 "부모가 잘 돌봤다면 이렇게 노키즈존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부모라고 해서 갑자기 아이가 울자마자 조용히 만들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전군의 아버지 전기백씨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야외 테이블에서라도 식사하면 안 되냐고 식당 측에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며 "약자에 대한 차별인 '노키즈존'을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글을 쓴 전이수군은 꼬마 악어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린 동화 '꼬마악어 타코', '걸어가는 늑대들'을 펴낸 동화작가로 SBS 프로그램 '영재 발굴단'에 출연하기도 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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