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연근·봄나물 구입…온누리상품권 모자라 현금으로 장 봐
상인들 "손 한번 잡아주이소", "건강하이소" 환영
로봇전략 보고회서 바리스타 로봇이 만든 커피에 "맛도 좋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대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직 대통령이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문 대통령 도착 전부터 시장 입구에는 '대통령님 칠성종합시장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든 상인과 시민 50여명이 자리했고,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과 박재청 칠성종합시장 상인연합회장이 문 대통령을 맞았다.

상인과 시민들은 "손 한 번 잡아주이소", "잘 생기셨습니다"라고 외치며 문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을 연호하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가 하면 '셀카'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의 첫 일정인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브리핑 장소까지 30m를 이동하는 데 10분 가까이 걸렸다.

문 대통령은 권영진 대구시장, 상인 등과 함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들었다.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구도심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특정 지역 상권 전반의 활성화를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다.

칠성종합시장은 이 프로젝트의 1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곳이다.

브리핑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장보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청과물 가게에서는 마와 연근을 1㎏씩 샀다.

연근은 심혈관에 좋아 쪄서 먹어도 되고 갈아서 먹어도 된다는 상인의 말에 문 대통령은 "그거 1㎏씩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 3만6천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냈다.

문 대통령이 "거스름돈은 안 주셔도 돼요"라고 하자 주변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인근 가게에서는 딸기, 감, 포도, 오렌지, 토마토를 합쳐 총 5㎏을 산 뒤 역시 온누리상품권으로 4만원을 치렀다.

이를 보던 권 시장이 "대통령님 여기 와서 돈 다 쓰시는 것 아니에요?"라고 말하자 또 한 번 폭소가 터졌다.

시장 출구에 다다라 봄나물 앞에서 걸음이 멈춘 문 대통령은 "나물이 좋다"는 상인의 말에 다시 지갑을 열었다.

온누리상품권이 모자랐던 듯 "상품권 좀 더 줘봐요"라는 말에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이 현금 5만원을 전달했고, 문 대통령은 2만7천원어치 냉이, 달래, 쑥을 샀다.

문 대통령이 장을 보러 이동하는 중에도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가 이어졌다.

'역대 최고 대통령'이라고 쓰인 종이를 든 청년을 발견하자 문 대통령은 "이건 내용이 좋아서…"라고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장 방문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에 대구 달성군 현대 로보틱스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 참석, 로봇시연 부스에서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모니터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직접 만들어 주는 바리스타 로봇 등에 관심을 보였다.

해당 로봇이 산업용과 가사용으로 쓰인다는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로봇이 만든 커피를 직접 맛보더니 "맛이 좋습니다"라며 관계자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파트와 같은 대형 건물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로봇도 관람했다.

로봇이 대구 방문을 환영한다는 문구를 담은 벽화 작업을 선보이자 문 대통령은 "아파트 도색 사업에 편리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로봇을 만든 업체 관계자는 "2007년 사업 시작 당시 대출도 못 받을 만큼 신용등급이 안 좋았는데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지금은 직원이 30명 정도인 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꼭 성공하세요"라는 말로 용기를 북돋웠다.

로봇 관람을 마친 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영남대 로봇기계공학과·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생 등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