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피의자, 차량대금 15억중 '10억원 존재' 확인한 셈
피살 모친 행세하며 10억 가진 동생 접촉ㆍ만남 이어진듯

(안양=연합뉴스) 강영훈 류수현 기자 = '이희진 부모살해' 사건으로 검거된 피의자 김모(34)씨가 5억원이 든 피살자의 가방 안에서 슈퍼카 '부가티' 매매증서를 발견하고, 나머지 판매대금 10억원까지 챙기기 위해 추가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검거된 김씨가 사건 발생 후 3명의 공범처럼 도주하기는커녕, 살해된 모친 행세를 하면서 대담하게도 유족인 이 씨의 동생(31)까지 직접 만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던 이유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구속된 피의자 김 씨는 범행 당시 현찰 5억원 이 든 피살자의 돈 가방에서 차량 매매증서를 확인했다.

사건에 앞서 같은 날 이 씨의 동생이 자신 명의의 부가티를 거래한 매매증서로, 여기에는 차량대금이 15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씨의 동생은 당시 차량 판매대금 15억원 중 5억원을 보스톤백에 담아 부모에게 전달했고, 남은 10억원은 매수자로부터 계좌송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피의자 김씨는 현금가방을 강탈하는 과정에서 차량 매매증서를 발견하고, 나머지 10억원이 이 씨 동생에게 흘러 들어간 것을 파악한뒤 또 다른 범행을 계획했으리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후 통상의 살인사건 피의자와 결이 달랐던 김 씨의 수상한 행보는 그가 부가티를 판매한 차량 매매증서를 봤다는 사실을 '대입'하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김 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5일부터 검거된 지난 17일까지 3주 동안 먼 곳으로의 도피나 증거 인멸 없이 국내에 머물렀다.

그가 검거된 장소는 사건 현장인 안양의 아파트와 멀지 않은 수원의 편의점이었고, 김 씨의 증거인멸은 숨진 두 사람 중 이 씨 아버지(62)의 시신만 냉장고에 담아 평택 창고에 유기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김 씨는 살해된 이 씨 어머니(58)의 행세를 하며 유족인 이 씨 동생에게 카카오톡으로 접근,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김 씨는 카톡 메시지로 "아들아. 내가 잘 아는 성공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봐라"라는 식으로 이 씨 동생에게 연락을 취한 뒤 사업가 행세를 하며 만났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김 씨가 이 씨의 동생에게 사업 제안 등의 방법으로 추가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이 씨의 동생에게 범행에 대해 사죄하려고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수사 과정에서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에 미뤄볼 때 신빙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경찰은 이 씨 부모에 대한 살해 행위를 부인하고, 5억원 돈 가방 강탈에 대해 여러 우연의 일치가 결합한 범죄라고 주장하는 김 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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