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사 상관없는 졸속 결정 인정 못 해…강은 흘러야 한다"

(공주=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26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사업소에서 열린 '공주보 처리 방안 제시안 주민설명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반면 '강은 흘러야 한다'며 공주보 완전해체를 주장하는 시민 의견도 나왔다.

주민과 환경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설명회는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설명에 이어 질의, 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이숙현 조직위원장은 "지역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내려진 환경부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보를 해체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자연성 회복을 위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서 짜 맞춘 조사 평가를 근거로 공주보를 철거하겠다는 정부 결정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주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국가적 사안을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하는 게 부끄럽다"며 "보 해체와 관련해 1∼2년 실험하고 평가해 본 뒤 처리 방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학동 통장협의회장은 "공주보를 해체하면 백제문화제를 할 때 유등도 못 띄우고,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이 사라진다"며 "2천억원을 그냥 들인 게 아닌데 절대로 해체하면 안 된다. 필요하면 물을 가두면 되고 넘치면 보를 열면 된다"고 주장했다.

'강은 흘러야 한다'며 해체 의견에 찬성하는 주민과 정부 제시안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랐다.

백승혁 씨는 "2016년께 공주보 상류에 들어가 30분가량 있었는데, 겉은 아름답고 깨끗해 보이지만 허벅지까지 부유물에 빠지는 상태였다"며 "곧바로 씻지 못했는데 2∼3일 계속 몸이 가려워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한 모습이지만, 강바닥은 썩어 있다"며 "공주보는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설명회를 몇 군데 다녀보면 보 해체가 유지 때보다 경제성이 높다는데 어떤 부분이 그런 것인지, 공도교마저 해체한다는 등 잘못된 정보도 돌아다니는데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평가총괄팀 김하경 사무관은 "공주보를 없애면 수질·생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칙적으로 보를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보 상부 공도교 차량 통행량을 고려해 공도교 유지 등 지역주민 교통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흐름을 개선할 수 있도록 보 기능 관련 구조물을 부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공도교 안전성, 백제문화제 등 지역 문화행사, 지하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검토·분석한 결과를 함께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오는 7월로 예정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주민들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며 "보를 해체하더라도 설계 등 절차 때문에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하고, 그 사이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세종보와 공주보를 원칙적으로 해체하고, 백제보는 상시 개방하는 내용의 '금강수계 3개 보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기획위가 제시한 보 처리 방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된 뒤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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