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 "오히려 어색해"…'검열있었나' 외압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이슬람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서 한 테마파크가 '가족 친화적' 환경 조성을 이유로 인어상의 상반신을 천으로 가려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수도 자카르타 해변에 있는 테마파크 '안촐 드림랜드'는 최근 공원 내 2곳에 설치된 인어상의 상반신을 모두 금색 천으로 감쌌다. 이 인어상은 15년 전에 세워진 뒤 줄곧 그 자리에 있었다.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공원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한 여성은 "인어상은 전혀 우리를 방해하지 않는다"면서 "그처럼 가려진 예술 작품을 보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방문객도 "해변에 있는 데다가 심지어 그것은 인어들"이라며 "그런 옷을 입은 인어는 어디에서도 못 봤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인어상을 만든 조각가 시나가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시나가는 공원 측이 예술 작품의 미적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행위는 작품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어상을 둘러싼 '설왕설래'는 심지어 외압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인어상의 가슴을 가리라는 관계기관 등 윗선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공원 측은 "순전히 경영진이 내린 결정"이라면서 "어떤 외압도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족 친화적인 놀이공원으로 단장하는 중"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조각상을 둘러싼 선정성 시비는 종종 벌어진다.

2016년 이탈리아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로마 박물관 내 여성 신체가 노출된 누드 조각상을 흰색 패널로 가려 빈축을 샀다.

당시 이란인들은 이탈리아 정부를 겨냥해 '이슬람을 구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조롱 섞인 비난을 퍼부었다.

세르비아에서는 작년 11월 세워진 올빼미 모양 조각상이 남근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받았고, 인도에선 외설적인 사원 조각품에 대해 트위터에 풍자적인 글을 올린 남성이 징역을 살기도 했다.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