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세연 인턴기자 =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다 사망한 '단역배우 자매 사건'의 경찰 진상조사가 사실상 종결됐고 재수사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의 어머니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청 '단역배우 자매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차 피해의 가해자로 알려진 경찰관 1명이 퇴직 후 해외 체류 중이라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경찰의 자체 진상조사는 사실상 종결됐다. 내부 보고도 끝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사건기록도 보관시한이 끝나 폐기했기 때문에 재수사 착수 등 법적인 조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사건 등을 계기로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성폭력 피해자 표준조사 모델'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유족에겐 설명했지만 외부에 공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의 어머니는 경찰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는 동생 B씨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배우들을 관리하던 관계자 12명에게서 지속해서 성폭력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경찰 수사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은 채 대질조사를 받는 등 2차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던 A씨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어 동생 B씨도 세상을 등졌다.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두 자매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 동의자가 20만명을 넘어서며 청와대 답변 대상이 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경찰청은 같은 달 TF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의 진상조사가 흐지부지 끝난 가운데 자매의 어머니 장연록씨는 '장연록'이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장씨는 17일 현재 해당 채널에 13개의 영상을 올려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재차 촉구하고 있다.

장씨는 "가해자와 2차 가해를 한 경찰들은 어떠한 벌도 받지 않고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 잘살고 있다"며 "나라에서 단죄하지 않으니 제 딸들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Woo**'란 아이디의 유튜브 사용자는 "(공소시효가 지나) 지금 법의 형태로는 어머님이 직접 이렇게 하시는 것밖에 없어 많이 힘드실 테지만 늘 응원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까지 페이지의 구독자 수는 1만2천명이다.

한편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관련자 3명은 지난해 4월 장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억5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손배소를 대리하는 이남진 변호사는 "당시 사건은 경찰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고 검찰 조사에서 언니 A씨 측이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고소권 없음'으로 끝나 법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이라며 "그럼에도 어머니 장씨가 원고들 집에 찾아와 우편함에 사건 관련 전단을 넣어놓고, 집과 직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의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e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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