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싱가포르, 하노이 회담에 이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행한 첫 시정연설에서 3차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지도자가 사흘에 걸쳐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 표명을 주고받은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여정이 우여곡절을 거듭하는 중에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다행스럽고 환영할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 대북 제재, 북미관계 개선을 놓고 벌이던 북미협상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 가능한 목표임을 보여준다. 한국, 북한, 미국, 국제사회는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현재의 북미 입장 차이가 낙관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를 해야만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겠다는 '빅딜'론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제재완화를 주장한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민생분야 제재완화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이 요구한 제재완화의 정도가 영변핵시설 폐기 대가로는 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북한 요구대로 제재를 완화하려면 영변시설 폐기 외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다.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제공할 제재완화 사이에 접점이 찾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북미는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충분히 괜찮은 거래'(굿 이너프 딜)를 설득하며 북미 입장을 절충하려 했으나 공개된 회담 결과로만 봐서는 성과가 확실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 의지를 밝혔다. 대북특사도 고려 중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다릴 수 있는 시한으로 올해 말을 제시했다. 지금으로선 대북특사를 파견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미국과 북한이 수용할 만한 중재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양측을 상대로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 인내심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

북미도 접점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협상이 타협을 전제로 하는 건 나라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대북특사나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해 현실성 있는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국가 생존을 걸고 협상하는 북한을 상대로 한 대화가 짧은 시간에 쉽게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국민도 다 같이 관심을 갖고 꾸준히 성원해야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