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제왕절개 출산이 신생아의 향후 건강에 중요한 장(腸) 내 세균총(microbiome)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의대 소아 감염내과와 네덜란드 빌헬미나 아동병원의 공동 연구팀이 제왕절개 분만아 46명과 정상적인 질 분만아 74명을 장 세균총 형성 과정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가디언 인터넷판 등이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두 그룹 신생아에게서 출생 직후부터 생후 1년까지 10차례 분변을 채취, 장 세균총의 발달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 그룹과 정상 분만 그룹 사이에 장 세균총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에든버러대학의 데비 보거트 교수는 밝혔다.

제왕절개 그룹은 정상 분만 그룹에 비해 장 세균총이 덜 안정되고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 속(Bifidobacterium spp.)의 형성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 그룹은 또 병원성 박테리아들이 대조군보다 훨씬 많았다.

이 결과는 출생 후 입원 기간, 수유의 형태, 항생제 사용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의 경우 수술에 따른 감염 차단을 위한 항생제 투여가 출산 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신생아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제왕절개 그룹과 정상 분만 그룹 사이의 이러한 장 세균총 차이는 모유만 먹은 아기나 조제유만 먹은 아이나 똑 같았다.

이는 출산 후 산모에 투여된 항생제가 모유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해졌다해도 이것이 장 세균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다시 말해 두 그룹 사이의 장 세균총 차이는 출산 방식의 차이에서 온 것이지 항생제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생아의 장 세균총 발달은 출산 방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들이 전에도 있었다. 다만 이는 대부분 산모에 대한 항생제 투여 여부에 달려있다고 이 연구결과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연구에서는 항생제 투여와는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두 그룹 사이의 또 하나 차이는 생후 1년 동안 호흡기 감염 발생률이 제왕절개 그룹이 대조군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장 세균총 차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장에는 1천 종이 넘는 박테리아들이 살고 있다. 이 박테리아들은 하나하나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고 면역체계 발달을 자극하며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등을 수행한다.

신생아는 출생 후 서서히 면역체계를 구축해 나중엔 비교적 안정된 면역체계에 이르게 된다. 신생아가 장 세균총을 획득하는 속도와 패턴은 나중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세균총이 정상적으로 발달되지 않으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천식, 알레르기, 암 등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감염질환 학술회의(European Congress of Clinical Microbiology & Infectious Diseases)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