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노린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남아시아가 이런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의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동남아 내 북한의 암호화폐 활동 대응 지침'이라는 보고서에서 동남아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북한의 해킹 공격 등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북 제재로 자금줄이 막힌 북한이 2017년 워너크라이(WannaCry) 악성코드 공격처럼 암호화폐를 확보하기 위한 해킹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안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이 오랫동안 동남아를 통해 제재 물품을 구매하고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동남아 내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이 북한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 세계 200위에 속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있고, 베트남 한 곳에서만 100만명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등 동남아의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국가별로 매우 다르고, 불법으로 의심되는 거래에 대한 보고 의무가 없는 등 거래소를 규제하지 않는 국가도 있어 북한이 악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암호화폐를 제재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이 암호화폐 거래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불법거래와 해킹위험 등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암호화폐 분야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다양한 암호화폐를 구별하고 조사할 규제 당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동남아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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