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일정 일부 취소…전자투표기 관련 부정선거 의혹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불법 선거자금 적발부터 혐오 발언과 부정선거 우려까지.

지난 11일 한 달여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인도 총선이 갈수록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17일 NDTV와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선거관리위원회는 불법 선거자금 적발로 인해 18일 열릴 예정이던 남부 타밀나두주 벨로르의 연방하원 선거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야당 드라비다진보연맹(DMK) 측 후보 소유의 창고에서 유권자 매수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1억1천500만 루피(약 18억8천만원)가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도에서 불법 선거자금 적발과 관련해 연방하원 총선 일정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DTV는 보도했다.

인도는 선거철마다 후보자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현금과 선물을 경쟁적으로 살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금까지 인도 전역에서 불법 선거자금 용도의 현금과 금 각각 68억 루피(약 1천110억원)와 51억 루피(약 830억원)가 몰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인도 총선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지역별로 돌아가며 7차례 치러진다. 벨로르의 선거는 다른 날로 다시 일정이 잡힐 예정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인구 2억명으로 인도 최대 주인 우타르프라데시의 요기 아디티야나트 주총리에게 '72시간 유세 활동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집권 인도국민당(BJP) 소속인 요기 총리가 유세에서 무슬림을 차별하는 혐오 발언을 한 탓에 선거 규정에 따라 처벌이 이뤄진 것이다.

그는 이달 초 유세에서 BJP의 적들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믿지만 우리는 힌두신에 대해 믿음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야권인 마야와티 우타르프라데시 전 주총리도 BJP에 맞서야 하므로 무슬림의 표는 분열되면 안 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48시간 유세 금지 처벌을 받았다.

달리트(힌두 카스트의 불가촉천민) 출신인 그는 이번 선거에서 무슬림 기반의 지역 정당과 연대한 상태다.

이처럼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유세 현장에서는 종교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오는 분위기다.

아미트 샤 BJP 총재는 지난 11일 "불법 무슬림 이민자들은 흰개미 같은 집단"이라며 "BJP는 이들을 하나씩 골라내 벵골만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에서는 국민 대다수인 80%가량이 힌두교를 믿으며 14%는 이슬람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투표기(EVM)에 대한 신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총선에서는 종이 투표지 대신 전자투표기가 사용되는데 야권에서 이에 대한 해킹이나 조작 우려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보통사람당(AAP) 소속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 텔루구데삼 당 소속의 찬드라바부 나이두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 등은 지난 14일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전자투표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총선 투표의 50%는 종이 투표지로 재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전자투표기에는 후보 이름 옆에 연꽃(BJP), 손바닥(인도국민회의) 등 정당을 상징하는 문양이 담겼다.

문맹률이 높은 인도인지라 글을 읽지 못하는 유권자도 그림을 보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다.

그런데도 버튼 조작을 잘못하는 이가 나오거나 유권자 명단이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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