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국내 관객에게는 비교적 낯선 멕시코 귀신은 신선했으나, 이야기 전개에서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7일 개봉한 영화 '요로나의 저주'는 멕시코 괴담의 주인공인 '요로나'(La Llorona)를 소재로 했다.

197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회복지사 애나(린다 카델리니 분)는 1년 전 남편을 잃고 두 아이와 산다. 그는 어느 날 아동 학대로 의심되는 가정의 아이들을 보호소로 옮기는데, 이날 밤 이 아이들이 익사한 채 발견된다. 아이들의 엄마인 패트리샤(패트리샤 벨라스케스)는 이것이 요로나의 짓이라면서 애나에게도 똑같은 저주가 내릴 것이라 소리친다. 그때부터 흐느끼는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흰 드레스를 입은 요로나가 애나의 아이들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물귀신' 요로나의 설정을 십분 활용했다. 남편의 불륜에 눈이 멀어 자신의 자녀들을 직접 수장시킨 악령 요로나는 한을 풀기 위해 다른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는다. 물귀신으로서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카메라는 계속 물을 비춘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비, 물웅덩이에 비친 요로나 얼굴 등 물이 있는 곳에서 요로나는 그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는 여인'이라는 뜻의 이름값이라도 하듯 요로나 울음소리 역시 괴기스럽다. 모습을 드러내 아이들을 공격하기 전 한 많은 울음소리로 먼저 그가 왔음을 알린다. 울음소리로 공포의 전조를 알렸다면 그의 외모는 공포의 절정을 달린다. 강바닥 온갖 찌꺼기가 다 붙은 듯한 얼굴에 흰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는 요로나는 소복을 입고 나타나는 한국 '처녀 귀신' 만큼이나 무섭다.

소재와 설정에서는 신선함을 확보했으나 이야기 전개는 그렇지 못하다.

긴장감을 조성하다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반복한다. 갑자기 닫혀버리는 문, 창문으로 갑자기 등장하는 악령은 심장을 '덜컹'하게는 하지만 그뿐이다. 스페인어를 읊조리는 퇴마사가 등장한다는 점은 색다르지만, 제임스 완의 '컨저링 유니버스'에 속한 까닭에 악령을 퇴치하는 방식도 새롭지가 않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다른 영화인 '애나벨'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는 있다.

이 영화를 스크린X 관에서 관람하면 더 큰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삼면 중 어느 곳에서 요로나가 갑자기 등장할지 알 수 없어 공포감이 배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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