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불복·지지자 간 충돌 등 정국혼란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맞대결을 벌인 두 후보가 서로 승리를 장담하면서 지지자 간 충돌 등 정국혼란이 우려된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는 출구조사와 표본조사가 가리키는 결과를 모두 봤다. 하지만 참을성을 갖고 선거관리위원회(KPU)의 공식 집계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의 표본조사 결과 집계가 80∼90%가량 진행된 현재 55% 전후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를 7∼10%포인트 차로 앞선 것이다.

그런 까닭에 현지 정치권은 조코위 대통령이 표본조사 결과를 언급함으로써 대선 승리를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정직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총·대선이 끝나면 이 나라의 형제·자매로 돌아오자. 우리는 형제·자매로서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U의 허가를 받아 표본으로 지정된 투표소의 투표함을 조사기관이 실제로 개봉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표본개표는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자료다.

공식 개표결과는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데는 이런 이유 외에도 야권 지지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규모 시위와 소요사태를 벌일 것이란 우려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프라보워 후보는 이날 오전 서(西)자바주 보고르의 한 투표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부정선거가 이뤄진다면 평화적인 선거를 보장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조코위 대통령에게 득표율에서 크게 뒤진다는 표본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는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5천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출구조사 결과에선 우리가 55.4%를 득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 대선 캠프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표본조사에선 자신과 러닝메이트인 산디아가 우노 전 자카르타 부지사가 52.2%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여론조사기관들이 특정 후보에 편향된 결과를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발 당하지 말라. 우리는 투표소를 계속 지키고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보워 진영은 선거 당국과 여론조사기관의 신뢰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작년부터 계속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정치 전문가들은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관권선거나 개표 조작 등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프라보워 총재는 2014년 대선에서도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대선후보와 양자 대결을 펼쳤으며, 6.2%포인트 차로 밀려 석패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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