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설명…카자흐 비핵화 경험도 공유
의료기관 개설 협력·우주협력 등 조약 및 양해각서 체결
훈장 수여 예정이었다가 취소…"카자흐 조기대선 등 정치상황 감안"

(누르술탄[카자흐스탄]=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두 나라의 관계발전 방안을 두고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설명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및 국제사회로의 관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된다고 보고 이와 관련한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이 붕괴해 갑자기 자국 영토에 실전 배치된 핵무기를 갖게 된 비자발적 핵보유국 중 한 곳이었다.

1991년 샘 넌·리처드 누가 전 미국 상원의원은 이런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고, 미국은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 등에 4년간 16억 달러를 지원해 핵탄두와 미사일 등을 폐기한 바 있다.

회담에서는 우리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을 통한 양국의 공동 번영 추진 방안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이 추진 중인 '카자흐스탄-2050' 국가발전전략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 번영을 함께 이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2050' 국가발전전략은 30위 내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추진 중인 장기적 국가발전전략이다.

두 정상은 또 영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와 카자흐스탄의 산업인프라개발부 간 신규협력 프로그램인 'Fresh Wind'를 통해 통관·인프라·보건·의료·관광 등 분야로 협력이 다변화하기를 기대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ICT(정보통신기술), 5G,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e-헬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 국민 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2년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청년·학생 교류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정상회담 성과를 담은 '한-카자흐스탄 정상 공동성명'이 채택된 데 이어, 양 정상의 임석 하에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이어졌다.

우선 양국은 상대국에 수형 중인 자국민을 상호 이송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협력, 우주협력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고 의료기관 개설 협력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에도 서명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통령궁 환영식장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공식환영식을 열었다.

공식환영식은 양국 정상 간 인사 교환, 양국 수행원과의 인사 교환, 양국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순서로 진행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애초 정상회담 직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국제평화·협력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도스특(Dostyk) 훈장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카자흐스탄 측의 요청에 따라 훈장 수여 자체가 취소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자흐스탄의 조기 대선 실시와국내 정치적 상황의 변화를 감안해 양국 협의하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기 대선 이후 수여하느냐'는 질문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으로, 다음은 없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