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문 중 피해 모스크도 방문…"테러범 실패 보여주려고 왔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지난 달 발생한 '총격 테러'의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 격려했다.

2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뉴질랜드를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은 방문 첫날 북섬의 오클랜드에 있는 어린이 병원을 찾아 며칠 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5세 소녀 앨런 아사티를 병문안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3월 15일 크라이스트처치의 두 군데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로 모두 50명이 목숨을 잃었고, 당시 아사티는 뇌 손상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이번 주에서야 깨어났다.

아사티는 현재 제대로 보거나, 걷거나 움직일 수 없으며 영구장애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

아사티는 병상 옆에 앉은 윌리엄 왕세손에게 "딸이 있나요"라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자 "이름이 뭐예요"라고 또 물었다.

윌리엄 왕세손은 "내 딸의 이름은 샬럿이고, 너와 나이가 같단다"라고 답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갈색 히잡을 착용한 채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병문안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로 이동해 테러 당시 출동했던 경찰, 구급대원 등을 격려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크라이스트처치 병원도 찾아 다른 생존자들을 위로하고, 테러 장소였던 '알 누르 모스크'와 '린우드 모스크'를 방문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알 누르 모스크에서 마오리 언어와 아랍어로 인사한 뒤 연설했다.

그는 "나는 총격범이 실패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려고 여기에 왔다"며 "평화의 나라인 뉴질랜드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증오의 행위가 발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통의 순간에 여러분은 함께 했고, 비극에 대처하는 행동을 통해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며 "테러는 뉴질랜드의 변화를 촉발하려 했지만, 여러분은 공감과 동정, 따뜻함,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여러분은 우리가 증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