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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다뉴브강 현장 침묵 속 긴장감 팽팽…"구조소식 들리기를"(종합)

송고시간2019-05-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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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불어난 강물, 한치 깊이도 보이지 않을 만큼 혼탁

경찰·육군, 탐지선 투입해 수색…침몰선박 추돌 크루즈선 인근 정박

사고 목격한 다른 선사 선원 "재앙이었다…물 위에 뜬 사람들 목격"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람선 전복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변 현장에는 경찰의 삼엄한 통제 속에 탐지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기자가 30일 오전 10시 20분께(현지시간) 도착한 동서 유럽을 잇는 동맥과도 같은 다뉴브강(도나우강)은 기자가 한눈에 보기에도 물이 많이 불어난 상태였다.

전날 밤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총 35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크루즈선과의 추돌로 침몰한 다뉴브강 동쪽변의 머르기트 다리 아래 지점은 강둑 바로 밑까지 불어난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한국 관광객 유람선 추돌 추정 크루즈
한국 관광객 유람선 추돌 추정 크루즈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와 추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킹 크루즈가 30일 오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정박해 있다. 선두 밑부분에 긁힌 흔적이 보인다. 2019.5.30 hihong@yna.co.kr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무섭게 불어난 물은 한치 깊이도 보이지 않을 만큼 혼탁한 흙빛이었다.

강 위에는 경찰선들이 음파 또는 유속 탐지기로 보이는 장치를 소형 크레인을 이용해 물속에 집어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경광등을 켠 소형 경찰 보트들이 주위를 빙빙 돌며 육안 수색작업을 벌였다.

헝가리 취재진과 시민들이 강변과 다리 위에 잔뜩 몰려들어 숨을 죽인 채 현장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봤다.

기자가 강변의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다가가자 제복을 입은 한 헝가리 경찰관이 다가와 "통제구역이니 밖으로 나가 달라"고 제지했다.

침몰한 유람선의 인양 준비와 구조상황을 묻자 그는 "우리도 빨리 사람들을 구하고 배를 건져 올리기를 원한다"고 짧게 답하고는 기자를 통제선 밖으로 얼른 몰아냈다.

사고 수역을 제외하고는 크루즈선 등 유람선들이 다뉴브강을 여전히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강변에서 사고 지점을 바라보던 20대로 보이는 한 헝가리 여성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뉴스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서 빨리 추가 구조 소식이 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 내리는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
비 내리는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30일 오전(현지시간) 군 병력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19.5.30 hihong@yna.co.kr

사고지점 강변에 도착하고서 한 시간가량 지나자 '두너우이바로시'라는 헝가리의 중부도시 이름을 딴 군용선박 한 척이 사고 수역에 진입했다.

헝가리 육군 소속의 이 선박은 사고 지점의 수중을 탐사하고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현장을 취재하던 헝가리 민영보도채널 'Hiri TV'의 한 기자가 바다가 없는 헝가리는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최고 수준의 다이버들이 보통 육군에 있다고 설명해줬다.

기자는 사고 지점에서 600m가량 북쪽에 있는 '가해' 선박인 '바이킹 시긴'(Viking Sigyn) 이 정박된 곳을 찾아 나섰다.

이 크루즈선은 전날 오후 9시 5분께 한국인 33명 등 총 35명이 타고 있던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한 바로 그 배다.

이 2층짜리 고급 크루즈선은 침몰사고가 발생한 뒤 이 곳에서 정박 중이었는데 선두 쪽 오른편에 추돌 당시의 것으로 보인 긁힌 자국이 남아있었다.

배의 1층 한켠에서는 일부 승객들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 곳에서는 다른 선사에서 일하는 한 선원의 사고 당시 목격담을 들을 수 있었다.

50대로 보이는 이 남자 선원은 다른 유람선 손님들의 짐을 나르고 있었다.

그는 "이 배가 어제 침몰 선박과 추돌한 그 배가 맞다"면서 "나도 어제 사고 당시 강 위의 다른 유람선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마치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300∼400m 앞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을 봤다. 사람들 세 명이 움직이지 않고 고개를 앞으로 숙인 채 물 위에 떠있었다"면서 "어떤 사람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떠 있는 것도 목격했다"고 했다.

그 사람들이 구조되는 것도 봤냐는 물음에 그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는 말을 반복하고는 서둘러 옆에 정박된 다른 유람선으로 손님들의 짐을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사고를 당한 여행객들은 한국의 여행사가 내놓은 '발칸 2개국+동유럽 4개국 9일' 상품을 통해 지난 25일부터 6월 2일까지 일정으로 유럽 여행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동유럽의 파리'로 불릴 만큼 유서 깊은 역사와 도시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 명소다.

특히 다뉴브강의 야간 유람선 투어는 도시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인기 코스로 꼽힌다.

유람선으로 다뉴브강변의 야경을 감상하고 돌아오던 한국인 탑승자 33명 중 7명은 구조됐지만 7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19명이 실종 상태다.

우리 정부는 해군 소속 심해잠수사가 포함된 신속대응팀을 꾸려 현지에 급파해 헝가리 당국의 구조작업을 도울 계획이지만, 상당히 불어난 강물과 빠른 유속, 수중 시야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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