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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차오프라야강 유람선도 만일에 대비해야 합니다"

송고시간2019-06-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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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태국대사관-관광업계, 한국인 인기 차오프라야강 유람선 안전점검

기존엔 부력판·최근 일부 선박 구명조끼…전체 확대엔 시간 걸릴 듯

주태국 한국대사관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유람선 안전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주태국 한국대사관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유람선 안전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10일 오후 6시(현지시간) 방콕 차오프라야강 한쪽에 자리한 현지 유람선 업체 A사의 선착장.

주태국 한국대사관 직원들과 유람선 관광상품을 운용하는 한인 관광업체 대표들이 모였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를 계기로 각 공관에 내려진 안전점검 방침에 따른 조치였다.

차오프라야강 유람선 관광은 방콕을 찾는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여행상품이다. 한인 업체 70여개가량이 현지 8개 유람선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유람선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배 한 척을 통째로 빌려 300명 안팎이 타기도 하고, 적은 경우에도 승객의 20% 안팎은 한국인 승객들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성수기인 10~3월에는 하루 평균 500명가량이 차오프라야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사관 및 업체 관계자들은 정박해 있던 A사의 492인승 유람선에 올랐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이용하는 A사가 운영 중인 가장 큰 배였다.

유람선 업체가 2층 갑판 중간에 쌓아둔 구명조끼
유람선 업체가 2층 갑판 중간에 쌓아둔 구명조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A사에서 나온 현지인 관계자는 2층 갑판 중간에 마련된 구명조끼 더미를 가리키며 안전 조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자가 가서 보니 구명조끼는 모두 새것들이었다. 급하게 준비했는지 5개나 10개들이로 끈으로 묶여있어 빼낼 수도 없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원래 유람선에는 구명조끼가 아닌 부력판이 승객용으로 설치돼 있었고, 구명조끼는 직원용만 구비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헝가리 유람선 참사 이후 한국 여행업계의 요청에 따라 승객용으로도 구명조끼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1층 화장실 복도 앞에 역시 새것인 구명조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동행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헝가리 참사 이후 유람선 업체에 구명조끼가 갖춰지지 않으면 유람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면서도 "오늘 점검까지 나온다고 하니 저렇게 눈에 띄게 급히 갑판 가운데에 설치해놓은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옆에 정박한 A사 다른 유람선들의 2층 갑판 중간에는 구명조끼 '무더기'가 안보였다. 승객들이 앉는 테이블 밑에 부력판만 보일 뿐이었다.

A사 관계자는 이달 내로는 자사의 유람선 7척에 모두 구명조끼를 구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국 현지 유람선에 구비된 부력판
태국 현지 유람선에 구비된 부력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부력판을 건네받아 살펴봤다. 수영 연습할 때 사용하는 '킥보드'처럼 생겼다. 한쪽에 설치된 끈 안으로 두 팔을 넣어 강물에 떠 있도록 하는 장치였다.

그러나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두 팔만을 끼우는 방식이어서 기상 상황이 좋지 않거나 강물이 요동칠 경우, 제대로 구명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힘들었다.

A사는 이달 내로 구명조끼를 모두 구비하겠다고 말했지만, 지속적인 '요청과 관심'이 없다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테이블 밑에 부력판이 설치된 모습
테이블 밑에 부력판이 설치된 모습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30분가량 점검을 마치고 배를 내려왔다. 야경을 보며 저녁을 먹는 '디너 크루즈' 승객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저녁 7시께 2시간 코스의 '디너 크루즈'가 시작되면 차오프라야강에는 30~40대의 크고 작은 유람선이 교차하며 강을 오르내린다고 한다.

한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는 차오프라야강 강폭도 200m가량 되는 데다 유람선 크기도 모두 중대형급이어서 사고가 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주태국 한국대사관 박재화 참사관은 "사고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차오프라야강 유람선도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작업선이나 대형 준설선이 강에 10대 이상 다니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 터널 모양의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을 실은 작업선이 강물을 가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강준 한태관광진흥협회 회장도 "헝가리 참사를 계기로 차오프라야 유람선 관광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업계도 그동안의 안일함을 벗어나 각성하게 됐다"면서 "현지 유람선 업체들과 협조해 안전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관 측도 한국어 안내 방송을 제작해 유람선 업체에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한 여행업계 관계자의 말이 실제 안전 향상으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차오프라야강 선착장에 정박 중인 유람선
차오프라야강 선착장에 정박 중인 유람선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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