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코너 글룰리 "한국관객 흥 넘쳐, 입 쩍 벌어질 정도"
"한국 통닭·초코파이 맛있어요…홍삼 먹고 기운 내야죠"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자라서 진짜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어요. 내가 편한 것만 하지 말고 색다른 걸 시도해보려고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어요."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의 아역 배우 체러미 미야 르멀타(13)는 12일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어떤 꿈을 갖고 이 작품에 도전했냐는 질문에 이처럼 똑 부러진 답을 내놨다.

지난 8일 개막한 이 뮤지컬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동명 영화(2003)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게으른 록스타 지망생 '듀이'가 친구 이름을 사칭해 사립학교 대리교사로 취직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뜨거운 록 사운드로 그린다.

무대의 진짜 주인은 아역 배우들. 온실 속 화초 같던 아이들이 음악을 만나 훌쩍 성장하는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의기소침하던 아이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안하무인이던 아이는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선사하는 생생한 라이브 연주는 압권이다. 베이시스트 '케이티'를 연기하는 르멀타, 기타리스트 '잭' 역의 브랜던 러틀리지(11), 드러머 '프레디' 역의 조지 오뎃(12), 키보디스트 '로런스' 역의 토비 클라크(12) 모두 수준급 연주를 뽐낸다. 러틀리지는 2살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클라크는 3살부터 꾸준히 피아노를 친 노력파다.

전설적인 밴드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 기타 리프를 베이스로 연주한 르멀타는 "'스쿨 오브 락'을 통해 처음 배운 리프"라면서도 "배우기 어렵지 않았다"고 당차게 말했다.

호주에서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학업도 놓지 않는다. 매주 화·금요일 오전 과외 선생님에게 수업받고, 호주에 있는 학교 선생님에게 온라인으로 숙제를 제출한다.

연출자 마크 힐턴은 "자신 있게 말하지만 아역 배우들은 실력 면에서 최고들"이라며 "공연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쓴다"고 거들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가장 부담을 느꼈을 사람은 주인공 '듀이' 역 배우 코너 글룰리(26)다. 원작 배우 잭 블랙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겠냐는 세간의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글룰리는 한국관객 앞에서 그런 우려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탄탄한 가창과 얼굴 근육을 섬세하게 사용한 코믹 연기는 영화를 뛰어넘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는 "옆에 아역 배우들 나이에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보고는 잭 블랙을 숭배하다시피 했다. 평생의 연습을 거쳐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며 "그를 흉내 내기보다 자신을 믿고 저만의 '듀이'를 만들고 싶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관객 반응이 정말 좋다. 입이 쩍 벌어지고 넋이 나갈 정도"라며 "'유 아 인 더 밴드'(You are in the band)를 부를 땐 벌떡 일어나 함께 즐겨주시던데, 뉴욕에서도 못 본 반응"이라며 놀라워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도 드러냈다. 아역 배우들은 초코파이가 가장 맛있었다고 수줍게 말했으며, 글룰리는 통닭과 삼겹살을 먹기 전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배역이라 홍삼을 먹고 싶다는 요청도 했다. 글룰리는 또 "'듀이' 역의 다른 배우는 분장실에 방탄소년단(BTS) 사진을 온통 붙여놨다. 저는 블랙핑크 '뚜두뚜두'를 좋아한다"고 했다.

총연출 마크 힐턴은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클래식이든 록이든 어릴 때 배우면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음악이 줄 수 있는 나쁜 영향이란 없다"며 "이 어마어마한 아이들이 연주하는 기운을 느껴달라. 영화와 비교도 못 할, 무대에서만 느낄 경험을 드리리라 장담한다"고 말했다.

'스쿨 오브 락'은 8월 25일까지 서울에서 공연한 뒤 9월 부산과 대구로 넘어간다. 이후 월드투어는 뉴질랜드, 유럽 등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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