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비료 효과로 농업 생산성↑…세계적인 관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오염되지 않은 미생물을 배양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전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현덕(28) 엠씨바이오텍 대표는 석사 과정을 마친 직후인 2017년 야심 차게 회사를 차렸다.

석사 과정 중 연구했던 고온성 미생물 배양 기술이 전 대표가 가진 창업 무기였다.

친환경 농법에서 사용하던 기존의 미생물은 주로 상온에서 배양되다 보니 농작물에 해로운 세균까지 같이 배양되는 문제가 생겼다.

기존 미생물 농법은 상대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고 효과도 크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결 방법을 고민하던 전 대표는 지도교수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온에서 미생물을 키워 나쁜 균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의 미생물을 배양해보기로 했다.

개발에 성공한 고온성 미생물의 효과는 탁월했다.

오염되지 않은 미생물은 작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항균성 물질과 식물성장 호르몬까지 배출했다.

특히 고온성 미생물은 곰팡이의 외벽 성분인 '키틴'과 애벌레의 몸체 성분인 '젤라'를 분해할 수 있어 병해충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영양과 항균, 즉 비료와 농약의 효과를 한꺼번에 낼 수 있어 화학비료와 농약을 쓸 수 없는 친환경 농가에 적격이었다.

높은 단가 때문에 농민들이 미생물 농법 도입을 주저하던 문제도 해결했다.

한 대당 1억원이 넘는 고가의 미생물 배양기 대신 기능을 단순화·최적화한 배양기를 직접 개발해 미생물 배양에 필요한 비용을 20배 이하로 낮췄다.

기술은 개발했지만, 문제는 실제 농가에 적용해 효과를 검증해보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대표는 농민들이 모여있는 SNS에서 "미생물 농법을 썼더니 오히려 참외 농사를 망쳐버렸다"는 한 농민의 하소연을 접하게 됐다.

곧장 그 농민을 찾아간 전 대표는 "고온성 미생물 배양액을 제공해줄 테니 망쳐버린 밭에 뿌려보시라"고 제안했다.

밑져야 본전이었던 이 농민은 전 대표가 시키는 대로 미생물 배양액을 주기적으로 밭에 뿌렸고, 불과 1달 만에 황폐했던 텃밭은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물이 가득 올라왔다.

친환경 농법을 장려하려는 나주시, 농협의 자회사인 남해화학과 공동으로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다수의 농가를 대상으로 효과를 실증할 기회도 얻었다.

전 대표는 22개 농가를 대상으로 고온성 미생물 배양액을 사용해 오이와 고추 등 작물을 재배하도록 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연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2개 농가의 생산량이 전년보다 평균 34% 증가했고, 상품의 질도 좋아져 농민 매출 2배, 순소득 3배가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로 엠씨바이오텍은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으로부터 '2018 지역사회기술개발과제' 부문 산학협력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전 대표가 개발한 고온성 미생물은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업과 수산업에도 효과를 냈다.

미생물이 가진 항균성 물질 때문에 축사와 양식장 등에서 악취 제거제나 항균제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관련 연구 사업에서 돼지 농장은 50% 이상, 오리 농장은 90% 이상 악취가 사라졌다는 측정 결과를 받았다.

이런 성과가 눈으로 나타나며 입소문을 타게 된 엠씨바이오텍은 전국 곳곳에 미생물과 배양기 등을 제공하며 설립 3년 만에 연간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에서도 전 대표의 고온성 미생물 배양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농업 연구로 유명한 데이비스 대학 연구진들은 전 대표의 고온성 미생물 배양액을 사용하고 있는 농업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방한을 계획하고 있다.

호주에선 정식 수입 계약을 하기 전 전 대표의 미생물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자체 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이스라엘과의 계약은 마무리 단계다.

모 외국계 기업에선 이 기술을 넘겨주면 수십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포부가 남달랐던 전 대표는 단칼에 거절했다.

전 대표는 "해외 진출 등을 통해서 회사를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키는 게 단기적인 목표"라며 "삼성 하면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기업이듯이 우리 회사도 미생물로 전 세계가 알만한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