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미시·새벽의 열기·장미 박람회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국내 최대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 올해 대회 개막을 한 주 앞두고 도서전 주빈국인 헝가리 소설이 잇달아 국내에 소개된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헝가리 문학을 접해볼 기회다.

소설을 통해 올해 우리와 수교 30주년을 맞은 헝가리의 문화와 역사, 생활상 등을 엿본다.

이번 주에만 세 권의 헝가리 장편소설이 독자를 찾아온다. 모리츠 지그몬드의 '내 이름은 미시'(프시케의숲), 가르도시 피테르의 '새벽의 열기'(무소의뿔), 외르케니 이슈트반의 '장미 박람회'(프시케의숲).

'내 이름은 미시'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지그몬드가 쓴 성장소설의 고전이다.

동유럽 특유의 가족주의가 유쾌하게 그려져 헝가리인들이 사랑하는 명작이다.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됐고 영화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기도 했다.

내성적인 12세 소년 미시가 앞을 못 보는 노신사의 제안으로 복권을 사서 당첨되면 절반씩 돈을 나누기로 하면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새벽의 열기'는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헝가리 홀로코스트의 슬픈 역사와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가 어우러진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난 주인공 청년이 결핵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지만, 절망 대신 남은 기간 결혼도 하고 병도 극복하겠다고 다짐한다. 몸이 망가져 가는데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홀로코스트 생존 여인 117명에 편지를 보내고, 이를 인연으로 6개월간 편지를 주고받게 된 여인 릴리와 사랑에 빠진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피테르의 첫 장편 소설로 직접 영화화도 했다. 이 실화는 피테르 부모 이야기다. 피테르는 50년간 편지의 존재를 몰랐다고 고백한다.

피테르는 서울도서전 기간 한국을 방문해 초청 강연과 저자 사인회도 한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새벽의 열기' 영화도 상영한다.

'장미 박람회'는 1970년대 작품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리얼리티 쇼'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인간의 관음증을 풍자했다.

부조리 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슈트반이 쓴 이른바 '웃픈' 블랙 코미디다.

재기 넘치는 헝가리 방송국 신입 PD가 죽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언어학자, 화원에서 일하는 여성, 작가이자 텔레비전 진행자. 이 세 명이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등장해 카메라 앞에서 죽음을 맞기로 한다.

하지만 원래 모든 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점을 시청자에 인식시키고자 했던 제작 의도와는 달리 프로그램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뉴욕타임스에서 2015년 최고의 책 10선에 꼽은 서보 머그더의 소설 '도어'가 오는 8월 이후 출간된다. 도서전 기간 헝가리 부스에서 한국어판 '얼리 버전'이 전시된다.

이밖에 오러배치 임레, 러츠크피 야노시 등의 헝가리 작가도 도서전을 찾고, 최근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22일엔 전시장에서 '부다페스트 디저트 수업'이란 요리책 전시와 함께 요리 교실과 시식회도 열린다. 유명한 헝가리 후식을 맛볼 기회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