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5월 광장의 할머니들' 도움으로 삼촌 찾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에 부모가 실종돼 입양 가정에 자란 남성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피가 섞인 친척과 상봉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977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하비에르 다룩스 미할추크는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부모와 헤어져야 했다.

그의 부모가 아르헨티나 비밀경찰에 납치돼 갑자기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다른 가정에 입양됐는데, 양부모도 미할추크 자신도 그의 출생 배경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출신이 궁금해진 미할추크는 몇 년 전 시민단체 '5월 광장의 할머니들'에 도움을 청했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군사정권 당시 강제입양된 반체제 인사 자녀들의 가족을 찾아주는 단체다.

그는 이 단체의 도움으로 DNA 검사를 거쳐 자신의 신원을 알게 됐고,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부모 대신 삼촌 로베르토 미할추크와 상봉했다. 삼촌 역시 사라진 조카를 40년간 찾고 있었다고 했다.

13일 삼촌과 함께 기자들 앞에 나선 미할추크는 "내 정체성을 되찾은 것은 내게 있어 부모님에 바치는 헌사이자 진실과 정의의 상징"이라고 표현하며 이제 사라진 부모님에 대해 더 알아볼 작정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1983년 군부독재 시절 3만 명가량의 반체제인사 등이 군사정권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친척에게 알리지 않고 강제입양시키기도 했다.

여전히 수백 명의 반체제인사 자녀들이 '실종' 상태이며, 조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이 여전히 애타게 이들을 찾고 있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이 신원을 되찾아준 반체제인사들의 자녀는 미할추크를 포함해 130명으로 늘었다.

mihye@yna.co.kr